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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문을 연 바르셀로나 오페라극장에 초대된 관객 : 화초 2292그루

코로나19로 3개월 만에 다시 열린 라이브 공연은 조금 특별했다.

  • 허완
  • 입력 2020.06.24 18:07
  • 수정 2020.06.24 18:10
코로나19의 여파로 문을 닫은 지 3개월여 만에 다시 개관한 바르셀로나의 오페라극장 '그란 테아트레 델 리세우'에서 '유클리드 콰르텟(Euclid Quartet)'의 연주자들이 자코모 푸치니의 현악 4중주곡 '국화(1890)'을 연주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스페인. 2020년 6월22일.
코로나19의 여파로 문을 닫은 지 3개월여 만에 다시 개관한 바르셀로나의 오페라극장 '그란 테아트레 델 리세우'에서 '유클리드 콰르텟(Euclid Quartet)'의 연주자들이 자코모 푸치니의 현악 4중주곡 '국화(1890)'을 연주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스페인. 2020년 6월22일. ⓒASSOCIATED PRESS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오페라극장 ‘그란 테아트레 델 리세우’가 코로나19로 폐쇄된 지 3개월이 훌쩍 지난 22일(현지시각) 다시 문을 열었다. 마침내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라이브 공연이 열린 것이다.

모든 건 예전과 같았다. 같은 것처럼 보였다.

우선 공연 시작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어김없이 흘러 나왔다.

″그란 테아트레 델 리세우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관객 및 연주자들을 위해 휴대전화 전원은 꺼주시고 사진 촬영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다른 관객들의 관람을 방해할 수 있는 소음이 발생되지 않도록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조명이 켜졌고 곧 ‘유클리드 콰르텟(Euclid Quartet)’의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자코모 푸치니(1858-1924)의 현악 4중주곡 ‘국화(1890)’가 19세기에 세워진 이 유서 깊은 공연장에 울려퍼졌다.

근사하게 차려입은 연주자들은 공연 시작에 앞서, 그리고 공연을 마친 뒤 ‘관객들‘을 향해 고개를 숙여 정중한 인사를 건넸다. 2292개의 객석을 가득 메운 2292그루의 분재화초 ‘관객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도, 마스크도 따로 필요하지는 않았다.

특별히 초청된 관객들은 차분하게 공연을 즐겼다. 바르셀로나, 스페인. 2020년 6월22일.
특별히 초청된 관객들은 차분하게 공연을 즐겼다. 바르셀로나, 스페인. 2020년 6월22일. ⓒLLUIS GENE via Getty Images
'유클리드 콰르텟(Euclid Quartet)'의 연주자들이 자코모 푸치니의 현악 4중주곡 '국화(1890)'을 연주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스페인. 2020년 6월22일.
'유클리드 콰르텟(Euclid Quartet)'의 연주자들이 자코모 푸치니의 현악 4중주곡 '국화(1890)'을 연주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스페인. 2020년 6월22일. ⓒJordi Vidal via Getty Images

 

″우리의 공감을 확장할 수는 없을까? 자연을 이 훌륭한 극장 안으로 초대함으로써 예술과 음악으로 한 번 시작해보자.” 막스 에스트레야 갤러리, 큐레이터 블랑카 데 라 토레와 함께 공연을 기획한 아티스트 에우헤니오 암푸디아가 말했다. 어쩌면 예전과는 달라야 할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더 많은 새가 노래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우리 정원과 바깥의 식물들도 더 빨리 자란다. 어쩌면 인간과 자연을 훨씬 더 친밀한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90일 전과 똑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한 시대의 종착점에 서있다. 어떤 패러다임들을 바꿔야만 한다는 얘기다.”

차분하게 공연을 지켜본 잎사귀 무성한 이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후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전달된다. 

공연 실황은 아래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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