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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추세츠 성당이 정부의 이민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성탄화 속 예수를 철창 안에 가두다

논란은 트위터에서 가열됐다

한 매사추세츠 성당이 정치성 짙은 ‘예수의 탄생’ 성탄화를 올해 전시했다. 미국 정부의 이민자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구유 대신 철창에 갇힌 아기 예수를 묘사한 것이다.

데덤 세인트 수자나 교구의 지도자들은 이번 전시가 미국-멕시코 국경에 모인 난민/이민자에 대한 논란을 기독교 시각에서 해석해 본 시도라고 설명했다.

본당신부 스티브 조소마는 ”실제로 일어나는 사건을 마구간이라는 배경을 사용해 표현하고자 한 것”이라고 허프포스트에 설명했다.

전통적인 성탄화는 구유에 누운 아기 예수를 중심으로 마리아와 요셉, 양치기, 동방박사, 동물들이 둘러서 있는 모습을 묘사한다. 조소마 신부에 의하면 전통적인 성탄화는 지난 수백 년 동안 국가도 다르고 사회적 위치도 다른 이들이 모여 조화를 이룬 ‘지상의 평화를 나타내는 완벽한 상징’으로 여겨졌다. 

반면에 이번 세인트 수자나 성탄화는 사람들 사이에 장벽이 생길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를 그렸다고 그는 설명했다.

성탄화에 등장하는 마리아와 요셉은 검은색 철창 안에 갇힌 아기 예수를 내려다본다. 철창 안의 예수는 미정부에 의해 부모와 강제로 격리된 이민자 어린이들을 상징한다.

ⓒST. SUSANNA PARISH

철창 우측에 있는 울타리는 예수의 가족과 동방박사들 사이를 가로막고 있다. 울타리에는 ‘추방’이라는 간판이 달려있다. 조소마는 이 울타리가 미국-멕시코 경계에 세워진 장벽은 물론 난민의 출입을 막기 위해 서방 국가들이 세운 모든 벽과 장애물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구간 상단에는 ”지상의 평화?”라는 질문이 파란 현수막에 적혀있다.

조소마는 성탄화를 본 사람들이 ”이런 모습이 어떻게 지상의 평화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인트 수자나의 이례적인 성탄화는 교구 내부 조직인 ‘그리스도 평화’ 그룹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그룹의 주 사업은 비폭력과 평화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다.

조소마는 이번 성탄화가 단순히 트럼프와 그의 정권을 지탄하는 도구가 아니라 ”복음이 가르치는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자 한 시도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트럼프 정부의 일부 정책이 복음에 ”대치”되는 건 사실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군인들은 경계 너머로 최루탄을 쏘고 있다. 그런 방법으로는 치유와 화해를 이루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림절을 기념으로 설치된 세인트 수나자의 성탄화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수요일 방송에서 이 주제를 다룬 폭스뉴스 앵커 숀 해니티는 크리스마스가 ”공격당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트위터에서 주장했다.

조소마 신부는 숀 해니티의 방송 이후 미국 전역에서 전화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에게 전화를 건 사람들은 세인트 수자나 성탄화가 신성 모독에 가깝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세인트 수자나 신도 중에도 이번 전시를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다. 두 사람은 이번 일로 해당 교구를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조소마에게 이메일로 알렸다.

조소마는 자신도 그들의 말에 동의한다고 했다.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화에 철창이나 울타리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런 수단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저귀 찬 아이가 최루탄에 맞는 건 참을 수 있지만 이런 성탄화는 신성 모독이라 참을 수 없다고? 우리는 이 두 가지 이슈를 연결하려는 의도밖에 없다.”

조소마는 나그네를 주제로 한 성경구절을 인용해 ”다른 이에게 하는 행동이 곧 예수에게 하는 것”이라며 ”그 두 가지를 분리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ST. SUSANNA PARISH

*허프포스트US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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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종교 #크리스마스 #예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