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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3세 여아가 숨진 빌라에서 '배꼽폐색기'가 발견됐고, 검찰은 이를 '출산 증거'로 제시했다

사라진 아이는 여전히 행방을 모른다.

친모 석모씨와 보람이를 추모하는 이들 사진 
친모 석모씨와 보람이를 추모하는 이들 사진  ⓒ뉴스1/Getty image

검찰이 구미 3세 여아 사건과 관련해 친모인 석모씨의 출산 사실을 추정할 수 있는 증거로 ‘배꼽폐색기’를 새롭게 제시했다.

검찰은 17일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 서청운 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3세 보람이가 숨진 채 발견된 빌라에서 파손된 배꼽폐색기를 발견했다며 재판부에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배꼽폐색기는 출산 시 탯줄을 자르는 데 사용하는 도구로 외부와의 접촉을 막는 역할을 한다.

 

‘아이 바꿔치기’ 과정서 배꼽폐색기 훼손?

검찰은 “DNA 검사 결과 탯줄은 보람이의 것으로 판명됐고, 폐색기가 보관된 렌즈 케이스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배꼽 폐색기는 견고해 외력이 아니면 파손되기 어려운데 기존에 사용된 폐색기를 다시 쓰려 했거나, 큰딸 김씨의 아기와 바꿔치기하는 과정에서 파손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배꼽폐색기는 위아래 톱니가 맞물리는 형태로 한번 고정하면 다시 벌리기 어려운 구조로 돼 있는 만큼, 석씨가 이를 억지로 벌려 다른 탯줄을 고정하는 과정에서 폐색기가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석씨가 김씨 딸의 배꼽폐색기를 떼어내 보람이에게 달아준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해당 폐색기에서 보람이 이외의 DNA는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5월 11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2차 공판을 마친 친모 석씨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5월 11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2차 공판을 마친 친모 석씨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산모들 ‘외부인 자유롭게 드나들어’

또한 검찰은 석모씨가 경찰에 체포될 당시의 영상을 제출하며 석씨가 당황하거나 깜짝 놀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당일 경찰로부터 ‘당신이 보람이의 엄마인 것으로 유전자 검사 결과에서 나왔다’고 했음에도, 석씨가 동요하지 않은 것은 이미 DNA 결과를 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석씨 큰딸 김모씨가 출산을 위해 입원했던 병원의 산모들은 ”산모가 입원하는 3층 병동에는 외부인도 마음껏 드나들 수 있었고, 아기들도 오후 8시까지 횟수 제한 없이 데려올 수 있었다”며 ”병동 내부인은 물론 외부인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고 간호사들은 거의 방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4월 22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정문 앞에서 차려진 보람이를 위한 밥상 
4월 22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정문 앞에서 차려진 보람이를 위한 밥상  ⓒ뉴스1

석씨 측은 배꼽폐색기에 대해 별다른 반박을 내놓지 않았으며, ‘키메라증’에 대한 자료 제출을 검토할 방침이다. 키메라증은 한 사람이 두가지 유전자 형태를 지는 극히 드문 사례로, 이번 사건이 키메라증에 의한 오해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지난 2월 구미의 한 빌라에서는 3세 여아 보람이가 숨진 채 발견됐으며, DNA 검사 결과 엄마로 알려졌던 김씨는 친언니로 확인됐으며 외할머니로 알려진 석모씨는 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친언니 김씨는 보람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했다.

 

곽상아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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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출산 #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