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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졸업식 파티에 함께 갈 친구가 없는 자폐증 동생을 위해 친형이 동행하며 '잊지 못할 하루'를 선물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 졸업식 파티는 학생들에게 최대의 축제다.

저자 로라 맥케나
저자 로라 맥케나 ⓒCOURTESY OF LAURA MCKENNA

자폐증을 앓는 아들은 고등학교 졸업 파티에 함께 갈 친구가 없었다

미국 고등학교에서 졸업식 파티인 ‘프롬’은 학생들에게 ‘빠질 수 없는’ 최대의 축제다. 하지만 내 아들 이안은 자폐증을 앓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사회성이 부족하다.

나와 남편은 항상 그런 이안을 걱정했다. 졸업 파티라는 인생의 큰 행사에서도 소외받지 않을까? 란 생각에 방법을 찾아야 했다. 보통 고등학생들은 졸업 파티 몇 달 전부터, 함께 놀 친구 그룹을 정한다.

또 파티에서 함께 춤을 출 여자친구나 남자친구를 구하곤 한다. 하지만 자폐증을 앓는 이안에게는 힘든 일이었다. 그때 이안의 친형 조나가 나섰다.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동생 이안과 함께 졸업 파티에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조나는 이안을 위해 아르바이트 휴가까지 내야 했다.  

2005년 이안과 조나
2005년 이안과 조나 ⓒCOURTESY OF LAURA MCKENNA

 

장애나 질병을 앓고 있는 형제가 있는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부모의 일을 돕는다. 도움이 필요한 형제를 돌봐야 한다. 아이들은 때로는 평범한 사람과 다른 행동을 하고 남과 다른 외모를 가진 형제를 부끄러워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조나는 항상 이안에게 친절하게 대했다. 

이안은 비교적 가벼운 증상의 자폐증을 앓았지만, 여전히 긴 시간을 치료에 투자해야 했고 특별 활동을 해야 했다. 첫째 조나에게는 미안하지만, 사실 신경을 많이 못 써줬다. 동생 이안을 돌보는데 온 에너지와 시간을 다 쏟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고맙게도 조나는 이안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조나는 내게 ”동생을 보고 세상을 보는 방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사람을 좀 더 이해하게 됐다. 덕분에 사람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다.” 조나의 말이다. 

 
이안(오른쪽)과 조나(왼쪽)
이안(오른쪽)과 조나(왼쪽) ⓒCOURTESY OF LAURA MCKENNA

조나가 이안과 함께 졸업 파티에 참석하기로 결정하면서, 두 사람을 위한 회색 수트를 구입했다. 형제란 걸 보여주는 빨간색 나비넥타이로 포인트를 줬다. 기념사진 촬영 전, 조나는 이안의 머리를 만져주고, 남성용 패션모델 스타일의 포즈를 보여주었다.

졸업 파티 날, 이안은 형 조나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조나는 이안이 춤을 추고 동급생들과 이야기 나눴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이안이 집에 돌아온 후 그에게 ”어땠어?”라고 묻자 그는 간단히 ”최고였어”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안이 웃는 걸 보니 마음이 놓였다. 조나는 동생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걸 보는 게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안(오른쪽)과 조나(왼쪽)
이안(오른쪽)과 조나(왼쪽) ⓒCOURTESY OF LAURA MCKENNA

다른 많은 사람도 장애인 형제와 함께 졸업 파티에 참석한 사연을 보내며 응원해 줬다

두 아들이 자랑스러워 이들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 뒤로 일어난 일은 정말 놀라웠다. 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리트윗과 좋아요를 눌러줬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장애를 가진 형제 또는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또 자신도 우리 아이들처럼 장애인 형제와 파티에 갔다며 사진을 보내준 사람도 있었다. 

″정말 멋지다. 우리 가족의 경우, 동생이 형과 함께 파티에 참석했다. 당신과 나는 정말 멋진 아들들을 둬서 행운이다.”

ㅡ트위터 유저 라칸트렐, M.S.

″내 어린 아들(12살)도 장애가 있는 형(20살)과 졸업파티에 함께 갔다.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다.”

ㅡ트위터 유저 자넷 비고리토

″사진이 흐려서 너무 아쉽지만, 나도 2008년에 장애가 있는 자매와 함께 졸업파티에 갔다. 자매의 힘!”

ㅡ트위터 유저 로렌 브릴

공교육 시스템은 장애가 있는 아이를 교육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

이렇듯 쏟아지는 따뜻한 말에 정말 감사했다. 두 아이를 키우며 너무 행복하다. 그럼에도 장애를 가진 아이를 돌보는 건 쉽지 않고, 지칠 때도 있다. 공교육 시스템은 장애 아이를 교육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

이안의 선생님들은 항상 친절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자폐증을 가진 아이를 교육하는 건 쉽지 않다. 특수 교육에 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자폐증을 가진 아이들은 공교육 시스템에 적응하는 게 너무 어렵다. 고등학교의 주요 행사에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참석하기 어렵다.  

온라인에서 많은 사람이 보낸 지지 덕분에 힘들었던 과거를 잊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었다. 미국에서 80%의 자폐증 성인은 직업을 구하지 못한다. 최근 여러 대학이 자폐증 환자를 위한 기회를 주고 있지만, 여전히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난 이안이 사회성은 부족해도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기에 잘 헤쳐나갈 거라고 믿는다. 

이후에는 조나가 이안을 돕기 힘들어질 거란 걸 알고 있다. 앞으로 이안은 직업 훈련, 대학교 학업 성취, 취업 등 많은 일을 스스로 해내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단 하룻밤만큼은 형 조나 덕에 이안은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춤추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저자 로라 맥케나는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교육 전문 작가다. 그에 대해 더 많은 정보는 트위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에 실린 독자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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