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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별하지 않다" 자폐증+언어장애로 말 못 하는 학생이 '입 한 번 열지 않고' 졸업 연설한 방식(영상)

"단순히 누군가가 말을 할 수 없다고 해서 그들이 느끼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엘리자베스 본커.
엘리자베스 본커. ⓒ롤린스 컬리지

미국 플로리다 주의 한 대학교에서 열린 졸업 연설문에는 한 가지 특이점이 있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졸업생 대표가 컴퓨터를 통해 연설을 진행한 것이다.

CNN에 따르면 롤린스 컬리지의 엘리자베스 본커는 겨우 생후 15개월에 자폐와 함께 언어장애를 진단받았다. 의사들은 그가 평생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비록 말을 할 수는 없었지만 본커는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8일(현지 시간) 당당히 동문들 앞에 졸업생 대표로 선 그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해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연설을 할 수 있었다.

엘리자베스 본커.
엘리자베스 본커. ⓒ롤린스 컬리지

″나는 타자를 배운 몇 안 되는 운 좋은 비언어 자폐증 환자 중 한 명이다. 이 단 한 번의 중대한 교육은 내 마음을 조용했던 울타리로부터 해방시켜, 세상과 의사소통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며 단숨에 이목을 집중시킨 본커는 500명이 넘는 졸업생 앞에서 ”당신들에게 주어진 목소리를 사용하라. 만약 당신이 내게서 어떠한 가치를 볼 수 있다면, 당신은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서 특별한 가치를 찾아낼 수 있다”며 목소리를 남들을 칭찬하는 데 사용하라는 조언 또한 했다. 

평소 다른 학생들과 다른 점 때문에 소외감을 느낀 적 있다고 고백한 본커는 한 때 자신은 졸업생 대표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본커는 이후 ”저에게는 모두를 위한 의사소통이라는 꿈이 있다”며 ”내 삶은 침묵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돕는 데 헌신할 것”이라고 밝히며 모두의 눈시울을 붉혔다.

본커는 그런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후 콜드와 줌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한 본커는 아버지를 통해 ”나는 특별하지 않다”며 ”자폐증으로 인해 말을 하지 못하는 모든 학생들은 타자 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것이 내 임무다. 우리는 자폐증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 단순히 누군가가 말을 할 수 없다고 해서 그들이 느끼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다른 네 명의 졸업생들과 4.0의 평점을 기록한 본커는 나머지 네 명의 만장일치로 졸업연설을 하는 데 선정됐다.

 

 

 

문혜준 기자: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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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자폐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