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만든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실수로’ 좋은 결과를 얻어낸 것이 신뢰성을 해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국내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위탁생산을 계약해 다른 백신보다 물량을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는 백신이다.
뉴욕타임스는 25일(현지시각) 과학자들과 업계 전문가들을 인용, 아스트라제네카가 최근 시험에서 ‘실수로’ 좋은 결과를 얻어냈지만 이 결과가 추가 시험에서도 유효할지 여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FDA 등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확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국의 의료분야 투자 전문 금융기관인 SVB레링크의 제프리 포지스 분석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개발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손상됐다”고 평가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시험 참가자 2만3000명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자 131명을 상대로 투여 방식을 달리해 시험을 진행했다. 일부에게는 실수로 정량의 절반만 투여한 뒤 한 달 후에 정량을 투여했다. 그 결과 ‘실수’가 있었던 시험군의 예방효과가 90%로, 두 차례 정량을 투여받은 이들에게서 나타난 효과(62%)보다 높았다.
가장 큰 의문점은 왜 용량의 차이로 인해 효과에 그렇게 큰 변화가 있었는지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 연구진들도 이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처음 공개한 데이터에서 나타난 오류와 일련의 불규칙성·누락이 발생했으며 시험 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관리들 사이에선 이 백신의 시험 결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고도 했다. 특히 노년층에 대한 데이터가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웨일 코넬 의대 미생물학·면역학 교수인 존 무어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보도자료는 질문에 답하기보다는 더 많은 의문을 낳았다”고 말했다.
플로리다대학의 백신시험 설계 전문가인 생물학자 내털리 딘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시험 데이터는 모든 정보가 어디서 오고 어떻게 합쳐지는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그들이 보고한 백신시험 결과는 투명성과 엄격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