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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듯하게 악수하던 박지원과 여상규는 왜 고성 주고받는 설전 벌인 걸까

여상규 법사위원장 월권 여부 놓고 충돌했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

11일 국회에서 열린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사이 고성이 오가는 설전이 벌어졌다. 여 위원장이 법사위원장의 권한이라며 사법농단과 관련한 다른 의원들의 질의를 막자 보다 못한 박 의원이 항의했고, 감정이 상한 여 위원장이 고성으로 맞서면서 벌어진 일이다.

여 위원장은 판사 출신으로 지난 1월 간첩조작사건 판결에 대해 묻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웃기고 앉아있네”라고 해, 막말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날 여 위원장은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은애 후보자에게 한 질문을 문제삼으며 질의를 제지했다. 조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양승태 대법원장 사법부의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해 법원의 압수수색이나 구속 영장 기각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질의 뒤 여 위원장은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 국회에서 그 이유를 추궁하고 ‘부당한 것 아니냐’ 이런 질의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미 진행된 재판 결과를 놓고 당, 부당을 국회에서 의논하는 것은 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왜 제 발언을 계속 막느냐.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여 위원장은 “뭐가 안 돼. 지금 이 회의 진행권은 위원장이 가지고 있어. 어디 큰 소리야”라며 “계속 떠들면 법에 따른 조치를 취할테니까 알아서 하세요”라며 이를 무시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박지원 의원이 나섰다. 박 의원은 “아무리 사법부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개인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국회”라며 여 위원장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번에도 여 위원장은 “(재판에 대해선) 불복 절차가 있다. 사법부의 결정에 대해서는 불복 절차를 따르면 될 것 아니냐”며 일축했다.

그러자 발끈한 박 의원은 다시 “위원장이 사회만 보면 되지, 무슨 당신이 판사냐”라며 여 위원장의 월권을 지적했다. 여 위원장은 이번에는 ”당신”이라는 표현을 문제삼았다. 그는 “이런, 당신이? 뭐하는 거야! 지금. 당신이라니!”라며 고성을 질렀고, 박 의원도 “당신이지, 그럼 우리 형님이냐”라고 되받았다. 여 위원장은 “보자보자 하니까 말이야”라며 정회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12일 오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여 위원장이 동료 의원의 질의를 가로막은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여 위원장은 판사 출신으로 사법부 친정 보호가 중요”했을 것이라고 여 위원장의 의도를 분석했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그런 것은 당연히 지적돼야 하고 또 그렇게 발언을 요구하면 위원장은 주면 되는 것”이라며 ”저도 참다 참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 위원장은 경남 하동 출신으로 판사와 변호사를 거쳐 18대에 처음 국회에 등원한 3선 의원이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그는 초임 판사 때인 1980년 석아무개씨에게 간첩방조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나 석씨는 중앙정보부 수사관의 고문으로 인한 허위 자백이었다며 재심을 청구했고, 2009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지난 1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1심 판결에 책임을 느끼지 못하나”라고 묻자 여 의원은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 정말”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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