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뉴욕 패션위크 디자이너가 놀라운 결정을 했다.
지난 일요일 패션 디자이너 클라우디아 리가 2019년 컬렉션 전체를 아시아계 모델만 활용해 선보인 것이다.
리는 모든 아시아인을 하나의 거대한 뭉치로 여기는 패션계의 성향을 허프포스트에 설명했다. 아시아계 모델로만 쇼를 진행하기로 한 결정은 아시아인 사이에도 다양성이 풍부하다는 걸 증명하고자 했기 때문이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패션계는 아시아인 등용을 구색 갖추기의 일부로 여기는 것 같다. ‘이번 쇼에 아시아계 여성이 하나 필요해‘라고 하는 식이다. 그런데 어떤 아시아인을 의미하느냐 말이다. 필리핀인? 싱가포르인? 중국인? 한국인? 아시아인은 한 가지 뜻을 가진 단어가 아니다. ‘아시아인’을 한 정체로 여기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우리는 한 개의 음(音)이 아니다. 엄청난 다양성을 의미한다.”
유명 래퍼들과 배우 아콰피나까지 참석한 이번 패션쇼는 리의 첫 런웨이 행사였으며 매우 개인적인 의미를 가진 쇼였다. 아시아계 출신인 리는 뉴질랜드에서 자랐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녀를 전형적인 아시아인으로 보고자 하는 눈치였다. 문제는 그녀는 미디어에 흔히 등장하는 아시아계 수학/과학 천재가 아니었다. 그녀는 필드하키 선수였으며 헤비메탈 밴드 가수였다. 고등학교 때 ”너무나 귀엽게 생긴 서퍼”를 쫓아 가출했다가 한 달 만에 아빠에게 붙들려 집에 돌아온 적도 있는 말괄량이였다.
″사람들은 아시아계 여성인 나를 볼 때 자동적으로 어떤 시각을 갖는다. 그러나 나는 인종 내의 다양성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 아시아인 전체를 가리키는 전형적인 미란 없기 때문이다. 외모도 다르고 성격도 각각 다르다. 아시아 여자아이들도 펑크록과 헤비메탈과 힙합을 듣는다. 아시아인을 하나로 싸잡을 수 없다.”
리는 디자이너로서의 궁극적 목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미와 개성을 부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계 모델로 가득한 런웨이를 보면서 뿌듯했다. 이런 시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미래의 패션위크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뉴욕 패션위크뿐만 아니라 모든 패션위크에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
작년 봄 패션쇼 때도 아시아계 모델이 런웨이를 채운 사례가 있다. 겐조의 캐럴 림과 움베르토 레옹이 주관한, 일본, 한국, 대만서 영입한 모델들이 참여한 행사였다.
일본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와 모델 사요코 야마구치로부터 쇼의 영감을 받았다고 한 레옹은 당시 엘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패션쇼가 다른 패션하우스에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 다양성은 중요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에서든 소수를 위한 기회를 마련하는 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허프포스트US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