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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패션위크에 아시아계 모델만 세운 디자이너가 있다

아시아인 사이에도 다양성이 풍부하니까

  • 김태성
  • 입력 2018.09.11 18:11
  • 수정 2018.09.11 18:12

한 뉴욕 패션위크 디자이너가 놀라운 결정을 했다.

지난 일요일 패션 디자이너 클라우디아 리가 2019년 컬렉션 전체를 아시아계 모델만 활용해 선보인 것이다.

디자이너 클라우디아 리
디자이너 클라우디아 리 ⓒVICTOR VIRGILE / GETTY IMAGES

리는 모든 아시아인을 하나의 거대한 뭉치로 여기는 패션계의 성향을 허프포스트에 설명했다. 아시아계 모델로만 쇼를 진행하기로 한 결정은 아시아인 사이에도 다양성이 풍부하다는 걸 증명하고자 했기 때문이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VICTOR VIRGILE / GETTY IMAGES

″패션계는 아시아인 등용을 구색 갖추기의 일부로 여기는 것 같다. ‘이번 쇼에 아시아계 여성이 하나 필요해‘라고 하는 식이다. 그런데 어떤 아시아인을 의미하느냐 말이다. 필리핀인? 싱가포르인? 중국인? 한국인? 아시아인은 한 가지 뜻을 가진 단어가 아니다. ‘아시아인’을 한 정체로 여기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우리는 한 개의 음(音)이 아니다. 엄청난 다양성을 의미한다.” 

ⓒVICTOR VIRGILE / GETTY IMAGES

유명 래퍼들과 배우 아콰피나까지 참석한 이번 패션쇼는 리의 첫 런웨이 행사였으며 매우 개인적인 의미를 가진 쇼였다. 아시아계 출신인 리는 뉴질랜드에서 자랐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녀를 전형적인 아시아인으로 보고자 하는 눈치였다. 문제는 그녀는 미디어에 흔히 등장하는 아시아계 수학/과학 천재가 아니었다. 그녀는 필드하키 선수였으며 헤비메탈 밴드 가수였다. 고등학교 때 ”너무나 귀엽게 생긴 서퍼”를 쫓아 가출했다가 한 달 만에 아빠에게 붙들려 집에 돌아온 적도 있는 말괄량이였다. 

ⓒVICTOR VIRGILE / GETTY IMAGESg

″사람들은 아시아계 여성인 나를 볼 때 자동적으로 어떤 시각을 갖는다. 그러나 나는 인종 내의 다양성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 아시아인 전체를 가리키는 전형적인 미란 없기 때문이다. 외모도 다르고 성격도 각각 다르다. 아시아 여자아이들도 펑크록과 헤비메탈과 힙합을 듣는다. 아시아인을 하나로 싸잡을 수 없다.”

리는 디자이너로서의 궁극적 목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미와 개성을 부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VICTOR VIRGILE / GETTY IMAGES

″아시아계 모델로 가득한 런웨이를 보면서 뿌듯했다. 이런 시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미래의 패션위크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뉴욕 패션위크뿐만 아니라 모든 패션위크에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

작년 봄 패션쇼 때도 아시아계 모델이 런웨이를 채운 사례가 있다. 겐조의 캐럴 림과 움베르토 레옹이 주관한, 일본, 한국, 대만서 영입한 모델들이 참여한 행사였다.

ⓒVICTOR VIRGILE / GETTY IMAGES

일본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와 모델 사요코 야마구치로부터 쇼의 영감을 받았다고 한 레옹은 당시 엘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패션쇼가 다른 패션하우스에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 다양성은 중요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에서든 소수를 위한 기회를 마련하는 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허프포스트US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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