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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농부가 4개월 간 딸기 재배 대결을 했다. 누가 이겼을까?

새로운 기술 도입은 전에 없던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된 온실에서 재배된 딸기.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된 온실에서 재배된 딸기. ⓒ한겨레/ 핀둬둬 제공

 

농사일로 잔뼈가 굵은 농민들과 데이터 분석 기술 연구자들 사이에 색다른 스마트농업 대결이 펼쳐졌다. 중국의 농업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핀둬둬가 지난해 주최한 이 대회에는 4개 기술팀과 3개 농민팀이 참가해 4개월간 딸기를 재배하는 실력을 겨뤘다. 디지털 기술로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개발하자는 취지에서 열린 이 대회는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센서, 온실 자동화 기술을 동원한 데이터 과학자들의 승리로 끝났다.

주최쪽인 핀둬둬는 데이터 과학자들이 196%나 더 많은 딸기를 수확했다고 밝혔다. 기술팀은 평균 6.86kg의 딸기를, 농민팀은 평균 2.32kg을 생산했다. 기술팀은 투자 대비 수익에서도 평균 75.5% 더 많은 성과를 거뒀다.

온실에 설치된 식물 성장 모니터링 센서.
온실에 설치된 식물 성장 모니터링 센서. ⓒ한겨레/ 핀둬둬 제공

 

인간과 기술, 서로 불신하고 무시하다 협력으로

데이터과학자팀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해 4개월 간 원격으로 딸기를 재배했다. 이 기술로 온도와 습도 등을 자동 조절하는 온실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물과 영양분을 더욱 정확하게 공급할 수 있었다. 전통 농업에서 농부들이 손수 하던 일을 자동화한 덕분이다.

우승은 중국농업대와 국립농업첨단장비기술연구센터 연구진으로 구성된 팀이 차지했다. 이들은 인공지능 기반의 검색 기법인 ‘지식그래프’ 기술을 이용해 농민들의 경험과 과거 경작 데이터, 딸기 이미지를 모은 뒤, 이를 물과 비료, 온실 기후 모델과 결합해 인공지능에 기반한 딸기 재배 전략을 수립했다. 지식그래프란 구글이 개발한 검색 서비스로, 검색어를 입력하면 연관성이 있는 정보를 같이 보여준다.

대회가 끝난 후 경진대회에 참여했던 한 대학팀은 이 농업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 이 팀을 이끈 청비아오는 보도자료를 통해 ”농민들은 데이터 과학자가 화려하기만 하지 쓸모없다고 생각해 불신하고, 데이터 과학자들은 농민들이 너무 구식이라고 생각해 무시한다”며 ”그러나 이 대회를 통해 우리는 양쪽의 장점을 결합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열린 스마트농업경진대회는 핀둬둬와 중국농업대가 함께 열었으며, 유엔식량농업기구가 기술자문을 맡았다.

농민팀의 온실 재배 모습.
농민팀의 온실 재배 모습. ⓒ한겨레/ 핀둬둬 제공

 

노동력 부족한 농촌이 알고리즘과 함께 한다면 

인공지능은 데이터 분석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더욱이 인공지능은 사람처럼 별도의 휴식시간이 필요 없어 작업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아도 된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에 고심하는 세계 농촌지역의 상황을 고려하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농업의 필요성이 그만큼 커진 것이 현실이다.

시장조사업체 액센추어는 선진국의 경우 인공지능 기술 도입의 영향으로 2025년까지 노동생산성이 40%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경제포럼은 지난해 발표한 ‘2020년 직업의 미래’ 보고서에서, 점차 많은 일이 인간에서 기계로 넘어가면서 2025년까지 8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 도입은 과거의 일자리를 없애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에 없던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어느 쪽의 효과가 더 클지는 장담하기 어렵지만, 포럼은 노동에 관여하는 요소가 ‘사람, 기계’에서 ‘사람, 기계, 알고리즘’으로 확장됨에 따라 사라지는 일자리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는 데 더 점수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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