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으로 지난 2월 28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뉴 파운랜드의 한 교회에 소총을 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예복을 입고 등장한 이들은 합동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모인 신랑과 신부였으며 이들이 들고 있는 소총은 미국내 총기 참사에 자주 쓰인 AR-15였다. 이들은 소총을 들고 결혼식을 올렸다. 이 소총은 최근 플로리다 주 고등학교에서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난사사건에 쓰인 것과 같은 종류의 총이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러한 합동결혼식을 주관한 교회의 이름은 ‘세계평화통일안식처’(The World Peace and Unification Sanctuary)다. 이 교회를 세운 사람은 통일교 문선명 전 총재의 막내아들인 문형진씨다. ‘미주중앙일보’는 그가 “과거 통일교 지도자로 사실상 낙점됐지만 2012년 문선명 사망 후 3년 뒤인 2015년 교권을 박탈”당했고, 이후 통일교 2대 총재임을 주장했으며 지난 2015년 ‘세계평화통일안식처’ 교회를 세웠다”고 전했다. 합동결혼식은 통일교의 신도들에게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다.
‘로이터’는 현장에서 하얀색 드레스를 입은 여성과 검은색 양복은 입은 남성들이 총을 쥐고 있었으며 많은 사람이 왕관을 쓰고 있었다고 전했다. “어떤 왕관은 총알로 만든 것이었다.”
이날 교회에 모인 사람들에게 소총은 ‘쇠막대(rod of iron)’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문형진 목사는 주례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모두 ‘쇠막대’의 힘을 사용하도록 부름받았다. 이 세상의 사탄 왕국에서 행해진 것처럼 무장하거나 억압하려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그는 “플로리다 고등학교의 선생님들도 무장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만약 학생들을 보호하려고 건물로 달려갔던 축구 코치가 무장할 수 있었다면, 그의 목숨을 포함한 수많은 생명이 구원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세계평화통일안식처’ 측은 지난 2월 14일, 플로리다 주 고등학교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합동결혼식이 계획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미주중앙일보’는 이날 교회 인근에서 “한국에서 온 ‘한미동맹국민운동본부’ 소속 회원들이 한·미 동맹 강화를 외치는 시위를 펼쳤다”며 “태극기와 성조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현수막 등을 손에 든 이들은 비무장지대에 전술핵 배치, 총기 소지 합법화 등을 찬성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아래는 이날 결혼식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