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문재인 정권에 회초리를 드는 쪽을 선택했다.
7일 오후 8시15분에 발표한 지상파 3사 공동 출구 조사 결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9%를 얻어 박영선 후보(37.7%)를 20%p이상 앞섰고,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64%)가 김영춘 후보(33%)를 30%p이상 크게 앞서 압승이 예상된다.
이같은 출구조사 결과는 앞서 발표됐던 여론조사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기간 내내 열세였던 더불어민주당은 오세훈 후보 내곡동 땅 특혜 의혹과 박형준 후보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 등 개인 후보자에 대한 대대적인 네거티브 공방을 통해 막판 뒤집기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강남 3구’ 외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강북 벨트’에서도 오세훈 후보 승리가 예견되면서 부동산 정책 실패 등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특정 지역 및 지지층에 국한돼있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정부여당 심판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출구조사 결과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결과를 이야기하는 게 뭐하지만 출구조사 수치를 보면 민심이 폭발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국민의 상식이 이기는 선거”라고 평가했다. 오세훈 후보 역시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수 있도록 지지해주시고 성원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손을 들어 준 부산 민심 역시 완전히 돌아섰다. 정부여당은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밀어붙이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차갑게 식어버린 민심을 되돌리지 못했다. 부산은 잠정 투표율 역시 50.5%로 집계돼 지난 지방선거 투표율 58.8%에 크게 못 미쳤다.
엘시티 특혜 분양을 비롯해 선거기간 내내 숱한 의혹에 어려움을 겪었던 박형준 후보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민심이 정말 무섭다는 것을 느낀다”라며 ”민심이 이 정권의 실정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하며 한껏 몸을 낮췄다.
한편, 이번 4.7 보궐선거 두 자릿수 이상 참패가 예견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책임공방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차기 대선주자로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이들이 문재인 대통령 실정에 선을 긋고 불만의 목소리를 제기함에 따라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김임수 에디터 : imsu.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