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세계 최고의 사무 공간이 될 것이다”라고 공언했던 애플 신사옥 ‘애플 파크’가 곤란한 문제에 맞닥뜨렸다.
거대한 우주선을 닮은 이 사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쿠퍼티노에 있다. 70만8200㎡ 규모의 4층짜리 건물을 짓는 데 50억 달러를 들였다. 건물 안에는 직원들을 위한 10만㎡ 규모의 피트니스센터, 산책 코스, 연구개발센터가 있다.
건물은 도넛 모양으로 약 13m 높이의 곡면 통유리가 전면을 감싸고 있는 구조다. 유리창에 이음매가 없다보니 마치 주변 숲과 하나가 된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본사 내부에는 ‘포드(pod)’라고 불리는 작업 공간이 있는데 여기도 유리가 둘러싸고 있다.
지난 1월 직원들이 입주하고 곧장 문제가 터졌다. 유리벽이 ‘너무’ 투명했기 때문이다. 입주 초기 며칠 동안 세 명이 911에 전화를 걸 정도로 부상을 입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입수해 공개한 911신고 녹취록을 보면, 1월 4일 한 남성은 911에 전화를 걸어 ”건물 밖으로 나가려고 1층 유리 문으로 걸어가다가 머리를 부딪혔어요. 심각한 출혈은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틀 전인 2일에는 신고전화가 2통 있었다. 이날은 입주일이었다. 한 사람은 ”유리 벽에 머리를 부딪힌 사람을 발견했어요. 머리에 찢어진 작은 자국이 있고 피를 흘리고 있어요”라고 신고했다. 또다른 사람은 ″여기 직원이 유리창으로 걸어가 머리를 부딪혔어요. 눈두덩이가 찢어졌어요. 꿰매야 할 정도로 상처가 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쿠퍼티노 시 관계자가 애플에 ‘유리문과 창문의 위험성에 대해 오래 전에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창문에 스티커를 붙였다. 하지만 매체는 ”911에 신고된 것이 3건이다. 그외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쳤는지는 모른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