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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껍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다

자료사진: 2010년 워싱턴대학 타코가 환경과학 프로젝트 연구자 줄리 마수라가 바다에서 찾은 미세플라스틱을 집어 보여주고 있다. 손가락에 붙은 파란색 사각형이 미세플라스틱 조각이다.

과학자들은 요즘 미세플라스틱의 흔적을 찾아내고 있다. 얼음의 핵, 심해 퇴적물, 산호초, 게 아가미, 홍합의 소화관, 그리고 독일 맥주에서까지 흔적이 발견됐다. 최근 인간이 만들어낸 플라스틱의 작은 행적들은 이미 우리 주변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싱가포르기술디자인대학교 소속 생물학자 하비에르 페르난데스는 “플라스틱을 일부러 찾을 생각은 없었다”고 말한다.

논문의 보충 문항에는 연구팀이 우연히 야생의 물고기와 양식으로 기른 물고기 둘 모두의 껍질에서 플라스틱 성분을 검출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미세플라스틱 물질이 이미 수로를 넘어 바다까지 퍼졌다는 뜻이다.

시간이 지나면 큰 플라스틱도 물과 태양에 의해 조각난다. 비닐봉지와 페트병은 이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해진다. 전문가들은 이런 크기 1m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플라스틱은 빠른 속도로 작아집니다. 그 조각들을 바다 동물이 모르고 먹거나, 이들의 아가미나 껍질에 박힐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매사추세츠 우즈홀 바다교육재단의 카라 로는 지렁이와 따개비, 갈매기에서 큰 바다 동물에 이르기까지 여러 생물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설명한다. 이 물질은 먹이 사슬을 거슬러 올라 우리 식탁에까지 닿을 수 있다. 카라 로는 매년 5백만~1천3백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진다고 논문에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플라스틱이 작아진 형태로 끊임 없이 쌓이기만 할 뿐, 실제로는 분해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미세플라스틱이 인간과 자연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를 끼치는지는 아직 확실하게 정리된 바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일부 플라스틱 제품은 제조 과정에서 인체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 물질이 들어간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 소속 환경 보존학자 첼시 로크맨은 수십 년간의 편리한 플라스틱 사용이 “해물 음식을 통해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한다.

미세플라스틱 논쟁의 최전선에는 마이크로비드(microbead)가 있다. 마이크로비드는 석유화학 파생물질로 수많은 화장품과 자외선 차단 제품, 치약, 바디 워시에 들어간다. 마이크로비드는 배관을 타고 내려가 하수 시스템을 통과하는데, 너무 미세해서 오수처리 필터로 걸러지지 않은 상태로 호수, 강, 그리고 바다로 스며든다. 마이크로비드가 바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물고기가 그대로 섭취하기에 알맞은 크기가 된다.

미국에서는 이런 위기 상황에 대한 조처를 시작한 주들이 있다. 5대호의 심각한 미세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인식한 일리노이 주는 작년 여름 법으로 마이크로비드 이용을 금지했다. 로크맨을 비롯한 여러 미세플라스틱 전문가들이 회원인 생물 보존 재단은 마이크로비드 이용 금지와 관련된 정책 제안서를 만들었다. 약 50여명의 과학자들이 서명할 이 제안서는 일리노이 주의 것과 유사한 법령을 준비하고 있는 연방 정부와 주 정부 상원 의원들에게 보낼 것으로, 일리노이 주의 법의 허점까지 지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 일리노이 주 법은 마이크로비드 사용을 금지하면서도 마이크로비드의 추후 생산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생선 껍질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페르난데스 연구팀이 논문에 언급한 생선 껍질 속 미세플라스틱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1리터 비커에서 발견된 것이다.

페르난데스는 하버드대학과 워싱턴대학의 과학자들과 함께 자연에 존재하는 키틴질(곤충·게 등의 껍질을 형성하는 성분)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우연히 양식 연어, 야생 대구, 야생 잉어에서 이물질을 발견했다. 생선 껍질에 낀 약 0.1mm 크기의 이물질은 놀랍게도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스티렌과 스티로폼이었다.

“매우 미세한 차원의 플라스틱에 대한 지식도, 그것들이 어디로 사라지는지도 우리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발견을 통해 아주 작은 경우에는 해양 동물의 점막에까지 도달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페르난데스는 인간의 소화관에도 점막이 존재한다고 지적하며 “그 과정이 어디까지 전개되는지, 또 다른 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화관이 플라스틱을 끌어당기기도 한다는 것은 이미 실험에 많이 이용돼 온 사실이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소화관과 자궁경관의 점막이 가진 바이러스 유인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바이러스 역할을 하는 작은 플라스틱 구체를 이용해왔다.

영국 엑제터대학에서 바다 속 플라스틱을 연구하는 앤드루 왓츠는 게 아가미에서 발견된 플라스틱에 대한 논문을 지난 6월에 발표했다. 왓츠는 이메일을 통해 허핑턴포스트에 “게의 아가미 역시 얇은 점막으로 덮여 있다”고 설명했다.

생선 껍질에서 발견된 플라스틱의 근원이 뭔지를 확정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요구된다고 한다. 페르난데스는 실험 환경이 오염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했으나 외부 요인에 의해 플라스틱이 달라붙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바다 생선을 잡는 망에 플라스틱이 쓰이는 경우도 많으며 스티로폼 통에 담긴 채 운반되는 경우도 많다.

카라 로는 "이번 발견이 우리가 마시는 물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빙산의 일각을 막 발견한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카라 로는 현재 가장 시급한 일은 오수 처리 시스템을 향상해 플라스틱을 제대로 거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소비자 차원에서는 플라스틱 봉투 대신 재활용 쇼핑 백을 이용하고 설명서에 폴리에틸렌이 포함된 제품을 피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일조하는 것이라고 로와 전문가들은 말한다.

"장기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플라스틱을 이용할 때 고민해야 합니다. 개인의 작은 옳은 행동이 합쳐지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

*이 기사는 허핑턴포스트US의 Surprise Finding Heightens Concern Over Tiny Bits Of Plastic Polluting Our Ocean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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