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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유 사용 반대하는 이 광고는 정치성이 너무 짙다는 이유로 금지됐다

”정말로 뭉클하고 훈훈한, 감동적인 내용이어서 인기가 대단했을 텐데 아쉽다.”

  • 김태성
  • 입력 2018.11.15 16:59
  • 수정 2018.11.15 17:16

그린피스 후원자이자 세계적인 배우 엠마 톰슨이 직접 내레이션을 맡은, 팜유 사용을 반대하는 TV 광고가 방송에서 금지됐다. 영국의 TV 광고심의위원회는 그 이유로 홍보물의 짙은 정치성 콘텐츠를 들었다.

동영상 홍보물에 등장하는 소녀는 갑자기 나타난 새끼 오랑우탄이 자기 방에서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한다. 그러자 새끼 오랑우탄은 밀림에 갑자기 등장한 인간들이 팜 숲을 파괴하고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아 소녀의 방으로 도망 온 거라고 설명한다. 오랑우탄의 사연을 듣고 난 소녀는 밀림을 살리기 위한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한다. 

위원회에 소녀/오랑우탄 동영상 심의를 의뢰한 식품업체 아이슬란드 창립자 말콤 워커는 그린피스와 협력한 콘텐츠라는 사실은 맞지만, 그린피스 로고를 그 이미지에서 지운 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린피스 동영상을 회사의 명절 홍보물로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그린피스는 로고를 제거하는 것에도 동의했다.”라며 ”정말로 뭉클하고 훈훈한, 감동적인 내용이어서 인기가 대단했을 텐데 아쉽다.”라고 심의위원회 결정에 대해 말했다.  

팜유는 일반 소비자 제품 거의 반에 함유된다는 통계가 있다. 대규모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거대한 숲이 지구에서 매일 사라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자연 환경도 문제지만 팜 숲 분포가 특히 높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오랑우탄 서식지라는 점도 큰 문제라고 동물보호가들과 환경단체들은 지적한다. 

불법 훼손된 인도네시아의 팜 숲
불법 훼손된 인도네시아의 팜 숲 ⓒHuffPost

이처럼 팜유 사용을 줄여 자연을 살리고 오랑우탄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주의가 요구된다는 의견도 있다.

스미스소니언은 ”팜유를 포기하는 건 환경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아이스크림, 치약, 립스틱, 하물며 라면에까지 함유되는 팜유인 만큼 공급이 막히는 순간 모자란 부분을 코코넛유나 옥수수유 등 다른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어진다는 논리다. 문제는 세배 이상 높은 효율성(농지 면적 상)을 지닌 팜유를 다른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할 경우 더 심각한 환경 파괴를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팜유의 장점은 또 있다. 다른 식물성 기름에 비해 훨씬 더 낮은 양의 농약과 화학성 퇴비가 농사에 필요하다.

phys.org는 팜유를 무조건 보이콧하는 것보다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팜유 제품을 사용하는 걸 권장했다. 그리고 그 성공 여부는 소비자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했다. 소비자들이 일반 팜유 제품보다 더 비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팜유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면 그 수요가 늘면서 환경친화적인 팜유 공급이 늘어날 거라는 추측이다. 

아이슬란드의 워커는 “TV 방송이 금지된 건 아쉬운 일이지만, 매우 중요한 사안을 다룬 이 광고 동영상을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라도 모두 볼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h/t huff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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