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의 시민이라도 차별받을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차별받을 수 있기에, 모두가 차별받지 않기를 바라는 이 법에 담긴 간절한 목소리를 경청해주십시오.” “코로나 시대에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마스크와 같이 인권 가이드라인을 확립해야 합니다.”
21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이 21일 오전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다.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날 첫 제안설명에 나서면서 최근 방한한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와 나눈 대화 내용으로 말문을 열었다. 메이 전 총리는 2010년 영국의 평등법 제정에 반대하며 기권했다가 2014년 동성결혼 법제화 때에는 ‘가치관이 변했다’며 찬성한 바 있다.
오늘 법사위에 상정된 차별금지법 제안설명 영상입니다. 다른 많은 국가들이 해냈듯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경청의 힘으로 차별금지법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https://t.co/GEAcWraHpk
장 의원은 메이 전 총리의 전력을 소개하며 “(만찬 자리에서) 메이에게 생각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이 뭐냐고 묻자 답은 간명했다. 본인이 다른 사람 말을 잘 경청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아직 국회에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이들이 다수지만, 앞으로 논의 과정을 거쳐 충분히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장 의원은 수차례 ‘간곡’ ‘간절’ ‘절실’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법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장 의원은 “여전히 어떤 시민들은 그들이 가진 특정한 물리·사회·문화적 특성을 이유로 필수적인 영역에서 상상도 못할 부당한 차별을 받는다. 그런 차별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 입은 시민을 제대로 보호할 구체적인 실정법과 구제 수단은 미비하다”며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구제하며 개인에게 발생하는 복합적인 차별을 효과적으로 다룰 포괄적이고 실효성 있는 법안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