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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얼음 녹는 속도가 3배 빨라졌고, 과학자들은 공포에 빠졌다

추세가 꽤 심각해보인다.

ⓒJosé Gieskes Fotografie via Getty Images

남극이나 북극에 있는 얼음이 녹고 있고, 이때문에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는 얘기는 너무 자주 들어서 이제 약간 지겨운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조금 다르다. ‘얼음 녹는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다’는 주장인데, 그 추세가 꽤 심각해보인다.

세계 과학자 84명이 참여한 ‘남극 얼음양 균형 비교 국제공동연구진(IMBIE)’은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의 남극 얼음양 변화를 추적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도움으로 인공위성 관측 자료를 살펴봤고,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진이 1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지난 25년 동안 남극에서 얼음 3조t이 녹아내려 해수면이 7.6㎜ 상승했다. 그런데 이중 40%인 1조2000억t이 최근 5년 안에 녹아내렸다.

속도 개념으로 바꿔보자.

연구진에 따르면 1992년~1997년에는 매년 얼음 499억t이 녹았다. 2002년을 기점으로 녹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2012년을 기준으로 매년 녹는 얼음양을 전과 후로 비교해보면 760억t vs 2190억t이다. 최근 10년 새 얼음 녹는 속도가 3배 정도 빨라졌다는 뜻이다. 남극에 있는 얼음이 다 녹으면 해수면은 84m가량 높아진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몇몇 과학자들은 이 정도 가속도가 유지된다면 재앙적인 예언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전직 나사 과학자인 제임스 한슨과 그의 동료들은 2016년 논쟁적인 연구를 발표했다. 이들은 50년 안에 해수면이 1m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극지방 얼음 녹는 속도가 10년마다 2배 정도 빨라진다는 게 그들의 가정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가 보여주는 속도는 ’10년마다 3배’다.

통상 남극 동부에선 얼음이 쌓이고, 서부에선 얼음이 녹아나간다. 남극의 얼음이 빠르게 사라지는 이유는 동부에서는 얼음이 덜 쌓이고 서부에서는 더 많이 녹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도 얼음 녹는 속도가 지금 추세처럼 계속 빨라지기만 할진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심지어 속도가 더 빨라지지 않을지 두려움에 떨며 지켜보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학자 중 한명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어바인 캠퍼스의 이사벨라 벨리코나는 ”정확한 건 알 수 없다. 그러나 더 빨라질 가능성이 매우 큰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메사추세츠 대학 애머스트 캠퍼스의 남극 전문가 롭 데콘토는 ”지금처럼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면 ‘해수면 매년 1cm 상승‘이라는 최악의 예측이 실현될지도 모른다”며 ”우리는 아직 고작해봐야 ‘매년 0.5㎜ 상승’ 정도를 얘기하고 있다. 이 수치는 크게 공포스럽게 들리진 않는다. 그러나 보스톤이나 뉴욕 같은 도시들은 남극의 서쪽에 있어서 해수면 상승 효과가 다른 곳보다 25% 더 나타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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