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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배송 위해 아마존(Amazon)이 항공기를 마구 사들이고 있다

항공 산업이 위기를 맞은 이 때에 손쉽게 구매하고 있다.

아마존 에어의 화물항공기. 위키미디어 코먼스
아마존 에어의 화물항공기. 위키미디어 코먼스 ⓒ한겨레

아마조니제이션(Amazonization).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업계 영향력이 커지면서 아마존의 참여로 업계의 판도가 뒤바뀌는 현상을 가리켜 아마조니제이션이라고 부른다. 우리말로 ‘아마존화’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예컨대 세계 최대 완구업체 토이저러스는 아마존의 참여로 장난감 시장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더는 버티지 못하고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아마존화의 핵심은 편리한 구매, 빠른 배송, 저렴한 가격이다. 특히 2010년대 후반 이후 아마존이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당일 배송, 주말 배송 등 더욱 빠른 배송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물류산업에 끼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한국의 쿠팡도 이 아마존 모델을 기반으로 매출을 급속히 늘려갔다. 아마존이 다른 유통업체들보다 훨씬 빠른 배송을 구현할 수 있었던 건 자체 배송망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최근 1~2일 배송 가능 지역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항공기 구매에 적극 나서면서 항공물류에서도 아마존화 현상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마존의 항공물류를 담당하는 아마존 에어는 지난해부터 몸집 불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안에 제법 큰 항공사 규모의 화물항공기를 보유할 전망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쇼핑이 활황을 이루면서 물품 배송 수요가 급증하고, 여객 수요 급감으로 인해 항공기를 좀 더 싼값에 살 수 있게 된 상황을 항공물류 사업 확대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
아마존 프라임 에어 ⓒreuters


하루 운항 편수 140편…항공기 보유 대수 아시아나항공과 비슷

미국 드폴대 채딕메트로폴리탄개발연구소(Chaddick Institute for Metropolitan Development)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 에어는 코로나19로 배송 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 맞춰 본격적인 화물항공 증편에 나섰다.

지난해 5월 85편이던 하루 운항 편수가 지금은 140편으로 늘어났다. 올해 6월에는 하루 160편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1년여 사이에 항공 직배송 능력이 2배로 커지는 셈이다.

특히 아마존 에어는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기존의 항공기 임대 방식 대신 항공기를 직접 구매해 운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항공기를 직접 보유하게 되면 배송망을 좀더 안정적이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아마존 에어는 지난 1월 델타와 웨스트제트 항공사로부터 11대의 중고 여객기(보잉 767-300)를 구입했다. 올해 안에 이 항공기들을 화물기로 개조하는 작업을 거쳐 배송에 투입할 경우 화물항공기 보유 대수는 85대로 늘어난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보유대수(82대)와 비슷한 규모다. 보고서는 아마존 에어의 항공기는 계속해서 늘어나 2028년엔 20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대로 실현될 경우 아마존의 항공기 보유 대수는 대한항공(164대)보다도 훨씬 많아지게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은 또 지난해 유럽 내 항공 배송망도 구축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4개국 7개 도시를 거점으로 한 배송망이다. 이를 위해 아일랜드항공으로부터 항공기 2대를 임대했으며 곧 세번째 항공기도 투입할 계획이다.

물류들이 이동하고 있는 아마존의 물류 창고 모습.
물류들이 이동하고 있는 아마존의 물류 창고 모습. ⓒgetty images

아마존 아닌 타업체 물품 배송 서비스도 추진

향후 아마존의 항공물류 행보와 관련해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제3자 배달 서비스 사업이다. 모건스탠리는 2020년 11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아마존이 2021년에 미국에서 우버이츠 같은 제3자 배달 서비스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마존에서 구입하지 않은 상품도 배달하겠다는 얘기다. 이는 페덱스, 유피에스 등이 장악하고 있는 미국내 물류시장에 본격 뛰어든다는 걸 뜻한다.

아마존이 ‘서비스로서의 물류’(logistics as a service)라고 부르는 이 제3자 물품 배송은 이미 영국에서 지난해 처음 선보였다. 물론 아마존이 추진하는 제3자 배송은 소매업체의 물품을 소비자들에게 배송하는 것으로, 페덱스같은 업체들의 종합물류 서비스와는 다르다. 또 항공기 보유(임대 포함) 대수가 500~600대에 이르는 이들과의 격차도 아직은 크다. 하지만 아마존을 통해 안정적이고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매업체들이 있기 때문에, 적어도는 틈새 물류시장을 형성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조지프 슈비터만(Joseph Schwieterman) 소장은 ‘시엔비시’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아마존은 항공물류 확장과 관련해선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아마존의 항공 물류 사업은 2015년 프로젝트 에어로스미스(Aerosmith)란 이름 아래 설립된 아마존 프라임 에어가 2016년 3월 20대의 보잉 767 항공기를 물품 배송에 투입하면서 시작됐다. 애초엔 2010년대 중반 드론 배송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안전성 등의 문제로 시범 배송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는 2017년 아마존 에어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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