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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건장관은 경험이 없는 '개 사육자' 출신 측근에게 코로나19 대응 지휘를 맡겼었다

미국의 방역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의 미흡한 대응에도 사태 악화의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허완
  • 입력 2020.04.23 17:12
  • 수정 2020.04.23 17:21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초기 대응을 주도했던 알렉스 에이자르 보건복지부 장관(가운데). 보건복지부는 미국의 거의 모든 공중보건 조직을 지휘하는 거대 부처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초기 대응을 주도했던 알렉스 에이자르 보건복지부 장관(가운데). 보건복지부는 미국의 거의 모든 공중보건 조직을 지휘하는 거대 부처다. ⓒJoshua Roberts / Reuters

워싱턴 (로이터) - 미국의 첫 번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사례가 보고된 1월21일,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중국에서 처음 시작된 이 바이러스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변호사이자 제약 업체 임원을 지냈던 알렉스 에이자르(52) 장관은 정부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미국인들을 안심시켰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진단검사 장비를 개발했으니 감염된 사람이 있다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이자르 장관이 말했다. ”우리는 미국 전역에 검사 장비를 보급해서 현장에서 조속한 검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에이자르 장관은 중국 우한에서 유행하고 있는 바이러스가 ”어쩌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면서도 이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계획이 있다”고 미국의 시청자들을 안심시켰다.

그의 이 발언은 두 가지 측면에서 실패했다. 첫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부터 하위직에 이르기까지 다른 많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는 팬데믹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했다. 둘째, 그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부처의 준비 태세를 과대평가했다.

이제는 잘 알려진 것처럼 에이자르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감독 권한을 갖는 CDC와 식품의약국(FDA)는 다른 국가들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미 검사키트를 자체적으로 마련한 상태였음에도 그 후로 5주 넘도록 제대로 된 코로나19 검사 장비를 내놓지 못했다.

이 TV 인터뷰 직후 에이자르 장관은 공직 경험이 거의 없는 자신의 측근에게 보건부의 일일 코로나19 대응을 이끌도록 했다. 이 측근 브라이언 해리슨은 6년 동안 개 사육 사업을 하다가 보건부에 합류했다. 다섯 명의 소식통과 백악관 몇몇 관계자들은 조롱을 섞어가며 그를 ”개 사육자”로 불렀다.

질병예방통제센터(CDC)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을 하고 있다. </p></div>
<p>재선 선거운동 모자를 쓴 채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에게 복잡한 지식을 단번에 이해하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말했고, '독감으로 죽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으며, 당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던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의 승객들이 배에서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잘못도 아닌 배 하나로 (미국 내 확진자) 숫자가 두 배로 뛰도록 할 필요는 없다.' 애틀랜타, 조지아주. 2020년 3월6일.
질병예방통제센터(CDC)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을 하고 있다.

재선 선거운동 모자를 쓴 채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에게 복잡한 지식을 단번에 이해하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말했고, '독감으로 죽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으며, 당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던 크루즈선 '그랜드 프린세스'호의 승객들이 배에서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잘못도 아닌 배 하나로 (미국 내 확진자) 숫자가 두 배로 뛰도록 할 필요는 없다." 애틀랜타, 조지아주. 2020년 3월6일. ⓒTom Brenner / Reuters

 

에이자르 장관의 낙관적인 공개 선언, 그리고 경험이 없는 인물을 앉히기로 한 결정은 문제 많은 보건복지부의 위기 대응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가 이끌고 있는 보건복지부는 미국의 거의 모든 공공보건 기관을 감독하는 거대 조직으로 많은 국가의 국내총생산(GDP)보다도 많은 1조3000억달러(약 1600조원)의 예산을 운용한다.

에이자르 장관과 고위 당국자들이 감독한 보건 기관들은 대중들에게 코로나19 위기의 규모를 경고하고, 감염 사실을 확인할 검사장비를 만들어내고, 의사들이 간절히 호소하는 보호장비를 병원들에 공급하는 모든 일들에 있어서 뒤늦게 움직였다.

CDC가 개발해 다른 연구소들로 보급하려던 첫 번째 검사장비는 도무지 쓸 수 없을 정도로 결함이 있었고, 몇 주 동안이나 보완되지 않았다. 3월이 되어서야 다른 연구소들이 개발한 검사키트가 생산에 돌입했다. 4월에 나온 보건복지부 감찰관의 보고서는 검사장비 부족으로 ”환자와 의료진들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병원의 역량이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보호장비 부족 사태는 ”의료진과 환자들을 위험에 처하게 만들었다.”

 

알렉스 에이자르 보건복지부 장관이 하원에 출석해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DC. 2020년 2월26일.
알렉스 에이자르 보건복지부 장관이 하원에 출석해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DC. 2020년 2월26일. ⓒAmanda Voisard / Reuters

 

에이자르 장관이 의회에 나가 확언을 했음에도 바이러스 감시 프로그램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현직 정부 당국자 3명, 전직 정부 당국자 3명이 로이터에 밝힌 바에 따르면, 에이자르 장관과 그의 고위 당국자는 정보를 공유하는 대신 코로나19 사태 대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을 배제시켰다. 보건복지부와 업무를 조율하는 한 백악관 관계자는 ”엉망진창이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부터 하위직에 이르기까지 정부 당국자들은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맹비판을 받아왔다. 정부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에이자르 장관과 그의 보건복지부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FDA와 CDC에서 자문위원을 역임했던 조지워싱턴대 공공의료학과장 린 골드먼은 ”문제가 이렇게 된 데에는 바이러스의 탓도 있겠지만, 에이자르의 부처에도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

보건복지부는 에이자르 장관에 대한 인터뷰 섭외 요청을 거절했다. 신임 대변인 마이클 캐푸토는 로이터의 답변 요청을 거부한 채 ”우리는 치명적인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인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 앞에서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알렉스 에이자르 장관. 2020년 2월28일.
백악관 앞에서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는 알렉스 에이자르 장관. 2020년 2월28일. ⓒKevin Lamarque / Reuters

 

댈러스 래브라두들

공화당원이자 변호사인 에이자르는 연방대법원의 보수 성향 안토닌 스칼리아 전 대법관(2016년 사망)의 서기로 일했던 경험이 있으며, 현 대법관인 브렛 캐버노와는 친구 사이다.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에이자르는 보건복지부 법무고문, 부장관 등을 지냈다. 오바마 정부 시절에는 제약회사 로비스트와 제약회사 일라리 릴리의 임원으로 근무하며 민간 분야에서 활동했다. 트럼프 정부의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이 부적절한 전세기 이용 스캔들로 물러나자 에이자르는 2018년 1월 장관에 취임했다.

그로부터 2년 뒤,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다가오던 시기에 에이자르 장관은 자신이 가장 신임하는 비서실장 해리슨을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에 앉혔다.

올해 37세인 해리슨을 앉힌 건 이례적인 선택이었다. 그는 공공보건이나 관리, 의학에 관해 교육을 받은 적도 없었고 이 분야에서 제한적인 경험만 있는 인물이다. 해리스는 2006년 당시 보건부 부장관이던 에이자르의 ”비밀 보좌관”을 1년 동안 맡으며 보건복지부를 경험했다. 그는 딕 체니 부통령실과 국방부 등에서도 일했고 워싱턴의 한 홍보 업체에서도 근무했다.

해리슨의 보건복지부 공식 이력에 따르면, 그는 2018년 1월 트럼프 정부에 합류하기 전까지 ”텍사스에서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했다. 회사 이름이나 구체적인 사업 분야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그가 제출한 금융 관련 공개 서류에는 그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댈러스 래브라두들’이라는 업체를 운영했다고 나와있다.

이 회사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푸들의 믹스견인 오스트레일리안 래브라두들을 판매했다. 그의 금융 거래 신고 서류에 따르면 그는 2018년 4월에 회사를 매각했다. 보건복지부는 로이터에 보내온 이메일에서 매각대금이 22만5000달러였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서 해리슨은 부비서실장을 맡았다가 2019년 여름에 비서실장으로 승진됐다. 전임자이자 에이자르 장관의 첫 번째 비서실장이었던 피터 우르바노비치는 수십년 동안 공공의료 분야에 몸 담았던 병원 임원 출신이었다.

올해 1월 해리슨은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대응팀의 핵심 요직을 맡았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모두가 그를 통해서 상부에 보고를 올려야 했다”고 했다.

세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이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발표한 그 달에 의문스러운 결정이 하나 내려졌다. CDC와 FDA, 국립보건원( NIH), 국제협력부, 준비·대응팀 차관보 같은 핵심 공공보건 기관들의 자원을 모으는 게 보건부의 역할이었다.

그러나 소식통들에 의하면 해리슨은 스티븐 한 FDA 국장을 TF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그를 넣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당국자가 말했다.

 

알렉스 에이자르 장관이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상황실을 방문한 마이크 부통령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년 2월27일.
알렉스 에이자르 장관이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상황실을 방문한 마이크 부통령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년 2월27일. ⓒCarlos Barria / Reuters

 

1월29일에 TF 멤버들이 발표됐고, 한 국장이나 FDA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 국장은 2월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TF 지휘권을 넘겨 받을 때까지 TF에 합류하지 않았다. 반면 CDC 국장 로버트 레드필드,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처음부터 합류했다.

보건부는 해리슨이 한 국장과 FDA를 배제하기로 결정한 건 아니라면서도 누가 그와 같은 결정을 내렸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보건부는 TF에서 해리슨이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한 국장은 입장문에서 자신과 FDA는 ”우리가 언제 TF에 합류했는지가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고, FDA는 ”배제”된 게 아니라고 했다.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대표하는 인물로 떠오른 파우치 박사는 처음 출범할 때 FDA를 합류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그 때만 해도 중국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 대 인간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했었다는 것이다. ”약이나 장비를 빠르게 추진하려고 했던 거라면 FDA가 합류했을 거다.”

반면 초기에 FDA가 강력한 역할을 맡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결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관계자들은 코로나19 대응의 핵심 요소인 검사장비 개발 현황에 대해 백악관이 FDA의 보고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해리슨은 전화 통화에서 로이터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이후에 보내온 입장문에서 TF 관련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자신의 경력을 자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규모 가족 기업체를 시작하고 운영해본 사람이 더 많이 정부에 들어오는 것이 미국인들에게도 좋을 것”이라며 ”그와 같은 경력을 그들에 대한 공격과 경력을 왜곡하는 데 활용하려는 사람들”을 에둘러 비판했다.

에이자르 장관은 로이터에 보내온 입장문에서 해리슨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첫 날부터 브라이언은 대단한 리더십과 관리자로서의 재능을 보여왔다.”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세계 확진자의 3분의 1에 달하는 83만명이다. 사망자는 4만7000명을 넘어섰다.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세계 확진자의 3분의 1에 달하는 83만명이다. 사망자는 4만7000명을 넘어섰다. ⓒCarlos Barria / Reuters

 

위험은 낮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에이자르 장관은 대중들에게 우려와 안심의 메시지를 모두 전했다. 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위기를 선언한 다음날인 1월31일, 그는 공중보건 위기를 선포했다.

같은 날, 첫 번째 코로나19 TF 브리핑에서 그는 대중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점을 강조하고 싶다. 미국인들이 감염될 위험은 여전히 낮다.”

미국은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했다고, 그는 말했다. 여행 제한 조치, 중국 우한발 입국자에 대한 14일 간의 격리 조치가 단행됐다.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 오는 미국인들은 자가격리를 하도록 했다.

그 다음주인 2월7일, 또 다른 브리핑에서 에이자르 장관은 같은 메시지를 반복했다. ”현재로서는 미국인들에 대한 즉각적인 위험은 낮다.” 그가 발표했다.

그의 측근들에 따르면, 막후에서 에이자르 장관은 1월초에 백악관에 경고 신호를 보냈고, 몇 주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이를 보고했다. 대화 기록이 공개되어 있지 않으므로 에이자르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알렉스 에이자르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제약회사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을 놓고 논의를 벌이고 있다. 2020년 3월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알렉스 에이자르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제약회사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을 놓고 논의를 벌이고 있다. 2020년 3월2일. ⓒLeah Millis / Reuters

 

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책임 회피가 엄청나게 벌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에이자르 장관이 보호장비 비축량이 충분하지 않다거나 검사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우리는 검사장비는 다 준비되어 있다는 말만 들었다. 그건 순전한 거짓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자르 장관이 위험을 경고했다는 얘기를 부인한 바 있다. ”@SecAzar는 나중이 되기까지 나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12일에 트위터에 적었다.

그러는 와중에 에이자르 장관은 계속해서 미국인들에 대한 ”즉각적인 위험”은 낮으며, 입국제한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나는 우리가 시행한 조치들이 지금까지 꽤 효과적이라고 본다.” 그가 2월14일 NPR에 한 말이다.

다른 이들은 경고음을 내고 있었다. ”더 이상은 이런 일(미국 내 코로나19 유행)이 벌어질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히 언제 벌어질 것이냐의 문제다.”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NCIRD) 소장인 낸시 메소니에 박사가 2월26일 브리핑에서 말했다.

 

'독감과 비슷하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던 3월13일, 뒤늦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20년 3월13일.
'독감과 비슷하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던 3월13일, 뒤늦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20년 3월13일. ⓒJonathan Ernst / Reuters

 

계속되는 결함들

의회가 우려를 표하자 에이자르 장관은 다섯 개 도시에서 보건부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시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답했다. 독감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검사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도입이 지연됐고, 일부 도시에서는 아예 도입되지 않았다. 전염병학자들은 이미 막대한 지역사회 감염이 진행됐고 계속해서 검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시스템은 쓸모가 없다고 보고 있다.

2월 말이 가까워 오자 에이자르 장관은 의회에 출석해서는 위기 대응을 위해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건 전례없는 심각한 세계적 공중보건 위기가 될 수 있고, 그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들이 필요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보건부가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상원의원들을 안심시켰다. ”우리는 이 나라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억제 조치들을 시행했다.”

그리고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어조를 바꿔 시민들을 안심시키는 말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이고도 공격적인 억제 노력 덕분에 현 시점에서 우리는 실제로 미국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성공적으로 차단했다.” 그가 2월25일에 한 말이다. ”미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 중 하나는 우리 모두가 조금은 한숨 놓아도 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알렉스 에이자르 장관의 뒤를 이어 2월 말부터 백악관 코로나19 TF를 지휘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알렉스 에이자르 장관의 뒤를 이어 2월 말부터 백악관 코로나19 TF를 지휘하고 있다. ⓒTom Brenner / Reuters

 

2월 말, 에이자르 장관과 해리슨은 더 이상 백악관 코로나19 TF를 이끌지 않게 됐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휘권을 넘겨받은 것이다. 이제는 FDA와 한 국장이 적극적으로 TF에 관여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은 FDA를 TF에서 배제한 건 ”부통령이 지휘권을 잡기 이전”의 일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당시 에이자르 장관은 사전에 이같은 변화를 통보받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펜스 부통령이 TF의 새로운 수장으로 발표된 직후 그는 ”내가 여전히 TF 의장”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하버드대 글로벌보건연구소의 아쉬시 자 소장은 에이자르 장관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점을 감안하면 백악관이 시작부터 더욱 강력한 역할을 맡아 TF에 개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에이자르가 정부 기관들의 인력을 통솔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건 매우 자명했다.”

하버드 의대 학과장을 지낸 제프리 필러는 보건복지부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22일 현재 4만7000명 넘는 미국인이 코로나19로 사망했고, 83만명 넘는 사람이 감염됐다.

“FDA와 CDC를 비롯해 다른 기관들과의 협력이 더 잘 이뤄져야 할 필요가 분명 있다.” 그가 말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보건복지부는 더 효과적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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