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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에는 총수 일가 물품 밀반입하는 전담팀이 있다

사내 운송망과 의전팀도 활용됐다.

ⓒ뉴스1

항공사 직원들이 금괴나 해외명품 등을 밀반입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인천본부세관은 금괴를 밀수입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 A씨 등 2명을 구속했다. 2016년 10월에도 아시아나 항공 또다른 승무원 B씨가 금괴 1kg짜리 6개(3억원 상당)를 밀반입하다 적발됐고  같은 해 8월엔 대한항공 조종사가 억대 금괴 2.17kg을 몰래 들여온 뒤 다시 가져나가려다 붙잡혔다. 공항 종사자라는 이유로 세관 검사를 잘 안 받기 때문이다. 

항공사는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개인적 일탈’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최근 대한항공이 총수 일가를 위해 조직적으로 해외 물품을 밀반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대한항공 수하물운영팀 내부에 ‘지원업무전담‘으로 불리는 ‘별동대‘가 존재한다. 총수 일가의 수하물을 별도로 관리하는 팀이다. 직원 A씨는 “뉴욕발 인천행 KE086편으로 오만가지 물건이 다 왔고 주로 조현아 사장의 물품이 많았다. 카터스(미국 아동복 브랜드) 쇼핑백과 속옷, 소시지 등 식자재도 들여왔다”고 말했다. 소시지 같은 육가공품은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지정검역물’로 분류돼 검역 대상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파우치‘라고 불리는 사내 운송망도 활용됐다. 대한항공 해외지점이 본사에 보내는 서류, 물품들에 총수 일가 물품을 섞어 보내는 방식이다. 이 경우에도 통관절차가 생략된다. ‘마스팀’이라 불리는 사내 의전팀도 이용했다. 총수 일가 물품을 보안검사를 받지 않는 항공사 의전팀 직원들이 일가에게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총수 일가의 비용을 줄이기 위한 꼼수도 회사 차원에서 동원됐다.

한겨레에 따르면 총수 일가 물품을 회사에서 쓸 물품을 뜻하는 ‘인터널 논 레비뉴’(INR·Internal Non Revenue)로 분류한 내부문건이 발견됐다. 이렇게 하면 대한항공이 쓸 물품을 대한항공 비행기를 이용해 운반한 셈이어서 운송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중앙일보도 “총수 일가의 물건들은 INR(사내 물품 운송) 코드를 받아 회사 물건인 것처럼 들여와 운임을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내부문건을 보면 조 회장 일가의 물건을 ‘에이시 파트’(AC PART)로 분류하기도 했다. 항공기 부품 코드(AirCraft)를 뜻한다. 항공기 수입 부품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관세청은 조양호·이명희 회장 부부와 조현아·조원태·조현민 삼남매가 지난 5년 동안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내역을 조사해 세관 신고와 관세 납부 내역이 일치하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하지만 쉽지 않을 듯하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세관당국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용내역의 경우 해외에서 카드를 쓴 장소와 금액은 나오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샀는지, 현지에서 소비하거나 누군가에게 준 것이 아니라 실제로 들여왔는지는 증명할 수가 없다”며 “여론에 등 떠밀려 조사하는 시늉을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도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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