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양궁선수 안산의 친언니가 속마음을 이야기하던 중 눈물을 쏟았다. 그동안 가족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첫째’라는 무게감 때문이었다.
23일 방송된 SBS ‘워맨스가 필요해’에서는 안산 세 모녀가 포항으로 여행을 떠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안산의 어머니는 함께 식사를 하던 중 첫째 딸 안솔을 향해 “네가 어릴 때 똑똑하고 예뻤다. 그래서 엄마 아빠가 학구열에 불타서 욕심을 좀 부렸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어머니는 “(첫째 딸은) 정석으로 교육했다. 또 가르치면 반항하지 않고 잘했다”면서 “어떻게 보면 산이는 특혜를 받은 거다. 자유분방하게 컸다. 자식은 내 인력으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거다. ‘잘난 놈은 알아서 자기가 잘 되는 구나’ 싶었다”라고 두 사람을 비교했다.
당시 언니가 영어와 피아노를 배우면 안산은 남다르게 속독과 가야금을 배웠다고. 어머니는 “산이가 똑똑하다. 수학, 과학 영재 출신이다”라며 “산이는 다양하게 경험해보라고 가야금, 컴퓨터를 가르쳤다. 양궁도 그렇게 시작했던 것 같다. 그렇게 자유롭게 키워서 그런지 시에서 뽑는 수학, 과학 영재에 뽑혔다”라고 덧붙였다.
훈육 또한 안산과 언니가 받는 강도가 달랐다. 안산 언니는 “나는 대학교 때까지도 10시 통금이었다. (통금을 못 지키면) 휴대전화도 뺏기고 전화도 왔었는데, 산이는 외박도 가능했다. ‘나는 안 됐는데 산이는 되네?’ 싶었다”라며 서운함을 토로했고, 어머니는 “솔이한테는 좀 더 엄했다”라고 인정했다.
안산 언니는 “옛날부터 ‘나한테 해봐서 안 됐으니까 (안산에게는) 안 한다’는 말이 되게 상처였다. 겨우 대학생이 됐는데, 대학교에 가서도 별게 없었다. 그때 산이가 잘 됐다”라며 그동안 가족들에게 말하지 못했던 ‘첫째’의 무게감을 털어놨다.
그는 “엄마가 내 휴대폰 번호를 ‘스폰서가 될 딸’로 저장했는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난 능력이 없으니까 이제 산이로 바꾸라고 얘기했었다. 그러니까 엄마가 ‘아니다. 한번 스폰서는 끝까지 스폰서’라고 말했다”면서 “솔직히 말해서 엄마와 아빠한테 (기대에 못 미쳐) 많이 미안하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를 들은 어머니는 “대한민국 모든 부모들은 첫째한테 미안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올림픽 3관왕 딸 둬서 좋겠다’는 말을 하는데, 나는 ‘내겐 똑같은 딸’이라고 한다”라고 위로했다.
서은혜 프리랜서 에디터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