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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풀린 학원 차량을 우연히 본 이 공무원의 조치

아이와 학부모들이 "도와주세요" "살려달라" 비명을 지르던,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진도군청 황창연 주무관 
진도군청 황창연 주무관  ⓒ전남 진도군 제공

지난달 28일 오후 6시30분 전남 진도읍 한 아파트 단지 입구. 내리막길인 아파트 입구에 서 있던 학원 차량이 갑자기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차량 안에는 학원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 5~6명이 타고 있었다.

아이들을 태운 차량은 서서히 밀리는 속도가 높아지더니, 70m가량 아래에 있는 왕복 2차로 도로를 향해 40여m가량 굴러 내려갔다.

아이들과 주위에 있던 학부모들은 깜짝 놀라 ”도와주세요”, ”살려 달라”고 비명을 질렀다.

마침 퇴근하면서 이곳을 지나던 진도군청 황창연(50) 주무관은 아이들이 차 안에서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보고 급히 차를 세웠다.

그는 온몸으로 차를 가로막으며 가까스로 차 문을 열었다. 한 발로 브레이크를 밟으며 다른 한 발로는 땅을 지탱해 차가 조금이라도 덜 내려가도록 했다.

오른손으로 중립 상태의 기어를 주차로 바꾸고 주차 브레이크도 걸었다. 차는 길 건너편 상가를 들이받기 전에 가까스로 멈춰 섰다.

이 길은 117세대 400여명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앞으로, 정문 70m 아래에는 군도 9호선이 지나 퇴근 시 차량 통행이 빈번한 곳이다.

황 주무관이 아니었으면 자칫 아이들이 탄 차량으로 인해 2·3차의 인명 피해가 발생할 뻔했다.

아이들의 부모들과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황 주무관에게 생명의 은인이라며 고마워했다.

황 주무관은 차를 막는 과정에서 허리와 갈비뼈 등을 크게 다쳐 전치 12주의 진단을 받고 현재 목포 한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운전자는 현장에서 아이들을 차량에서 내려 주다가 기어와 제동장치를 허술하게 해놓은 사실을 모른 채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황씨에게 감사를 표했다.

21년째 공직생활을 해오고 있는 황 주무관은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취미로 수영으로 몸을 단련해 운동신경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곤 했다.

황 주무관은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차량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짧은 순간 저 차가 도로를 향해 돌진하면 아이들이 큰일 나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는데 아이들이 무사해 다행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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