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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자궁 내에서 죽을 게 확실했으나, 의사는 나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 경고: 고통스러운 이야기가 포함돼 있습니다.

우나 맥더못(오른쪽)과 그녀의 딸 엘렌과 타라 
우나 맥더못(오른쪽)과 그녀의 딸 엘렌과 타라  ⓒOONAGH MCDERMOTT

우나 맥더못(Oonagh McDermott, 54)은 처음 임신했을 때 “잔인한 취급을 받았다”고 말한다.

임신 14주 차 때 그녀는 태아에게 무뇌증이라는 치명적 기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경우 두개골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태아의 뇌가 심한 손상을 입게 된다.

의사는 맥더못에게 아기가 자궁 내에서 사망할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임신중단은 할 수 없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가서 몸 상태를 예의주시하라.”고 말했다.

아일랜드 에덴더리에 사는 맥더못은 허프포스트 UK에 “스크린에서 기형인 머리가 보였다. 바이탈 사인은 전부 아주 낮았고, 뇌 기능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사들은 임신중단을 할 수 없었다. 현재 아일랜드에서는 태아의 심장박동이 기록된 이상, 산모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자살 포함)가 아니면 중절 수술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를 집으로 돌려보내며 말했다. ‘아이가 죽은 것 같으면 다시 오라.’ 그들은 내가 집에서 알아서 유산할 거라 생각했다.”

현재 두 아이의 어머니인 맥더못은 25일 수정헌법 8조 폐지 국민투표에서 ‘찬성’에 표를 던질 것이다. 찬성으로 결정되면 정부는 임신 12주 이내의 여성이 합법적으로 중절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꿀 수 있게 된다. 12주 이후라도 여성의 생명이 위험하거나 건강에 심각한 해가 갈 수 있을 경우, 의사 2명의 검토 후 시술을 허락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아일랜드에서 불법 임신 중절의 법정 최고형은 14년형이다.

맥더못은 자신이 겪었던 “공포 영화에서 나온 것 같은” 충격적인 경험을 다른 여성들은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국민투표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

ⓒPA WIRE/PA IMAGES

2001년 맥더못은 병원에서 태아에겐 희망이 없다는 말을 듣고도 집으로 되돌려 보내졌다. 다가올 트라우마에 대한 충고는 전혀 없었다. “다음 날 나는 유난히 괴로웠다. 임신중단을 시켜달라고 했는데 병원에서는 거절했다. 다음 날 다시 전화를 걸어 감정적으로 정말 상태가 안 좋다고 말했지만, 그들은 ‘미안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정확히 그렇게 말했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일어나야만 한다고 말했다.”

통증과 출혈이 심했고, 결국 집에서 유산했다. “잔인한 취급이었다. 완전한 수치였다. 나보다 더 심한 일을 겪은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설명해보겠다. 나는 태아가 통째로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는데, 통째로 나왔다.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내 두 손을 보고 비명을 질러댔다.”

맥더못은 스캔으로 태아의 상태가 밝혀진 지 얼마 안 되어 태아가 사망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자연적으로 유산이 이루어질 때까지 그대로 있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병원에 돌아갔고, 임신이 끝났다는 확인이 이루어졌다. 퇴원한 지 일주일 뒤에 감염 때문에 출혈이 시작되었다. 응급 수술을 해야 했다.

학교에서 파트타임 총무로 일하는 맥더못의 경우, 법이 달랐다면 그녀의 경험은 엄청나게 달라졌을 것이다. “당시 누가 스캔을 보면서 ‘당신이 선택할 수 있다. 지금 임신을 중단하거나 기다릴 수 있다. 기다린다면 이러이러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지금 중단한다면 이렇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해 주었다면 어땠을까.”

“수정헌법 8조 폐지로 인해 어떤 이유로든 임신중단을 허용하는 법제화가 이루어진다면, 그들은 무뇌아 태아가 죽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여성은 그 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반면 나는 결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맥더못은 두 번째로 임신했을 때는 사립 병원을 이용했지만, 안타깝게도 다시 유산했다. 태아가 죽었고 심장박동이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그 말을 나는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정말 강력한 말이었다. 산부인과 의사는 내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물었다. 나는 ‘정말로 제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문제없다, 내일 오라.’고 했다.”

ⓒNIALL CARSON - PA IMAGES VIA GETTY IMAGES

맥더못은 그 뒤로도 임신했다. 쌍둥이 중 하나는 유산되었지만, 살아남은 큰딸은 이제 16살이다. 엘런의 동생 타라는 14년 전에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났다.

정부는 장애가 임신중단의 근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으나, ‘8조가 폐지되면 다운증후군을 지닌 아이들이 더 많이 낙태될 것’이라는 낙태죄 폐지 반대 캠페인 측의 주장이 널리 퍼져있다. 타라의 다운증후군 때문에 맥더못은 그 주장에 큰 영향을 받기도 했다.

Love Both 캠페인은 최근 다운증후군 환자 코너 오다우드(23)가 등장하는 영상을 선보였다. 다우드는 “나는 내 삶을 사랑한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아기들을 구해달라.” Love Both가 캠페인 포스터에 다운증후군 환자를 등장시킨 것은 ‘잘못’이라는 리오 버라드커 총리 발언 이후 발표된 영상이다.

다운증후군 환자의 어머니인 맥더못은 반대투표 홍보에 다운 증후군을 끌어들이는 것이 불쾌했다고 말한다. “나는 사람들이 ‘이게 도입되면 아일랜드에는 다운증후군 환자가 없어질 거야, 아이슬란드처럼.’이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나는 그 주장을 전적으로 반박한다. [법이 바뀌어도] 12주가 지나면 장애 때문에 낙태하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기 때문이다.”

“다운증후군 단체가 5주 정도 전에 이번 국민투표 어느 쪽에서든 다운증후군을 논거로 사용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기 때문에, 이건 굉장히 악랄한 일이라 생각한다.”

맥더못은 자신의 두 딸 모두 아기를 가질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이들은 임신을 유지하겠다는 선택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알도록 해야 하고,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가 도울 거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 허프포스트UK의 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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