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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5월 23일 16시 45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5월 23일 16시 50분 KST

최초로 헌재에 '낙태죄 폐지해야 한다' 의견서 제출한 정부 부처가 있다

"사문화된 법으로 대부분의 한국 여성이 불법 행위자가 되고 있다"

뉴스1

‘낙태죄’의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한 헌법재판소의 공개변론(24일)을 앞두고, 여성가족부가 ‘낙태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식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부처 가운데 최초이며, 여가부는 2012년 헌재 결정 때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은 바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건정 여가부 여성정책국장은 22일 ”현행 형법이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어 낙태 시술이 불법적·음성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여성의 생명권과 건강권, 임신·출산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재생산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며 ”낙태죄가 헌법에 위배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국장은 ”낙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여성들은 생명을 걸고 불법시술을 받거나 해외로 나가야 한다. 시술받다 숨지기도 하고, 잘못돼도 이의제기조차 할 수 없다”며 ”이미 사문화된 법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 여성이 불법 행위자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1

24일 ‘낙태죄’의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한 헌법재판소의 공개변론이 열리는 것은 2011년 11월 10월 이후 6년 6개월 만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낙태 시술’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 A씨는 지난해 2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으며 ”태아는 모(母)와 동등한 수준의 생명이라고 볼 수 없어 생명권의 주체가 될 수 없고, 여성 신체의 완전성에 관한 권리와 모성을 보호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법무부는 ”태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 태아에게도 생명권이 인정되고,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모자보건법에 따라 예외적으로 낙태 시술이 가능하다”며 위헌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

공개변론에서는 A씨 측 참고인으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고경심 이사가, 법무부 측 참고인으로는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정현미 교수가 참석한다.

이번에는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까? 2012년 당시 헌재 재판관들은 ‘낙태죄 합헌’ 4명 대 ‘위헌’ 4명으로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으나, 위헌 결정 정족수인 6명에 못 미쳐 합헌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6년 전과 달리 헌재 재판관 9명 중 6명이 ‘여성의 자기결정권’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낙태죄 폐지’ 청와대 청원에 23만명이 동참하는 등 폐지 요구 여론도 거센 상황이다.

아래는, 일명 ‘낙태죄’라고 불리는 형법 조항.

형법

269조(낙태)

1항.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70조(의사 등의 낙태, 부동의 낙태)

1항.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