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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했는데 왜 아이 안 낳냐” : 홍현희 향한 오지랖은 기혼의 비출산 여성이 숨 쉬듯 듣는 잔소리다

“아이를 낳지 않아도 ‘왜 안 낳았냐’는 질문을 받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 김이나

  • 이인혜
  • 입력 2021.02.15 14:30
  • 수정 2021.02.15 17:23
'극한 국민 상담소-나 어떡해' 홍현희와 정성호 
'극한 국민 상담소-나 어떡해' 홍현희와 정성호  ⓒMBN

 

“처음 본 사람들이 자녀 계획을 물어본다. 깊은 문제지만 웃어넘겨야 할지 잘 모르겠다.” 홍현희가 15일 MBN ‘극한 국민 상담소-나 어떡해’에서 토로한다는 고민이다. 제작진은 이날 방송에서 정성호가 홍현희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전한다고 예고했다.

정성호가 어떤 조언을 할지는 방송을 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그가 받은 질문은 앞서 기혼의 비출산 여성이라면 숨 쉬듯 들었을 법한 잔소리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앞서 결혼 16년 차 방송인 김원희도 “많은 분이 물어보는데, 딩크족은 아니다”라고 밝혔음에도 아이를 낳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난임·불임 루머에 시달렸다고 토로한 바 있다.

SBS플러스 '언니한텐 말해도 돼' 김원희 
SBS플러스 '언니한텐 말해도 돼' 김원희  ⓒSBS플러스

 

작사가 김이나는 방송에서 대놓고 타박을 듣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김흥국에게서 “결혼했는데 왜 아이를 안 낳았냐. 그래서 우리나라가 저출산”이라는 말을 듣자 “국가의 숫자를 위해 아이를 낳을 수는 없다”며 ”아이를 낳지 않아도 ‘왜 안 낳았냐’는 질문을 받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김이나는 이어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해야지’, ‘낳으면 다 해결돼’, ‘네 자식은 다 예뻐’라는 말들이 더 놀랍다”며 모든 여성이 모성을 기본 탑재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사회 풍토를 지적하기도 했다.

'라디오스타' 김이나 
'라디오스타' 김이나  ⓒMBC

 

최근 책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를 펴낸 최지은 작가는 “한국사회에서 결혼했는데 아이를 안낳는 것은 반사회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며 ”여성이 이런 이야기를 할 경우 존재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반응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고 꼬집었다. 

최지은 작가의 말처럼 앞서 김원희는 “저출산인 나라의 상황에 한몫한 것 같아서 조금 미안하긴 하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게 김원희를 비롯한 일부 여성들이 자책해야할 일일까? 출산은 ‘의무’가 아닐 뿐더러 여성은 출산 도구가 아닌데? 이는 여성 스스로 선택할 문제지 더는 제3자가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결혼했는데 왜 애 안 낳아?’라는 잔소리가 여전히 만연한 세태를 보면 우리 사회는 아직도 결혼과 출산을 한 세트로 보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이쯤에서 우려와 함께 아이유의 노래 ‘삐삐’ 가사가 떠오른다. ‘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매너는 여기까지’라는 노랫말처럼, 이제는 개인의 사적 영역을 향한 오지랖은 그만둬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이인혜 에디터 : inhye.le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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