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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화성 이주 프로젝트 '마스원'이 결국 좌초됐다

파산 신청을 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 허완
  • 입력 2019.02.12 22:58
ⓒMars One

인류 최초의 화성 정착 프로젝트를 표방하며 한 때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던 ‘마스원 (Mars One)’ 프로젝트가 결국 무산됐다.

12일(현지시간) 포브스 등이 스위스 언론 란트보트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운영사인 ‘마스원 벤처스’가 1월15일 스위스 바젤 민사법원에 파산 신청을 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회사 잔고는 고작 2만5000달러(약 2800만원)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몇 개월 동안 논의해 온 ”새로운 투자자”와 함께 곧 향후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또다른 주체인 비영리기구 ‘마스원 재단’은 이번 파산 신청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Mars One

 

2012년 설립된 마스원은 2013년 화성에 영구 정착촌을 짓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신청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지구로 돌아올 방법이 없는 ‘편도’ 여정이었지만 전 세계에서 20만명 넘는 신청자가 몰려들었다. 

이후 서바이벌 방식의 선발 절차를 통해 최종 후보 100인이 선정됐다. 신청자들이 밝힌 포부도 다양했다. ‘화성에서 인류 최초로 출산을 하겠다‘는 여성도 있었고, ‘지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지구를 떠난다’는 남성도 있었다.

마스원은 최종 24인을 선발해 2024년부터 2년 간격으로 네 명씩 화성에 보낼 계획이었다. 첫 번째 그룹을 보내는 데 필요한 예산은 60억달러로 추산된다고 했었다. 그에 앞서 정착촌 건설에 필요한 장비를 실은 로켓을 2022년에 발사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러나 이 야심찬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상당한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우선 천문학적인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것이냐는 문제가 있었다. 마스원은 화성 정착생활 중계권과 스폰서십, 크라우드펀딩 등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터무니 없는 계획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훨씬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 다음은 기술. 마스원은 시중에 이미 나와있는 기술을 활용하면 충분히 화성에 갈 수 있다고 했다. 마스원은 처음부터 우주선을 직접 만들 계획이 없었다. 그러나 우주선이나 로켓을 개발하는 업체들과 어떤 계약도 맺지 않은 상태에서 불쑥 프로젝트를 발표한 사실이 드러났다.  

우주과학자들도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 메사추세츠 공대(MIT)는 보고서를 통해 이들이 화성에 도착한다 하더라도 약 68일 내에 질식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지워싱턴대의 존 록스던은 이 프로젝트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사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마스원은 별다른 소식 없이 일정을 계속 연기해왔다. 이미 오래 전에 프로젝트가 좌초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이 회사에 대한 탐사보도를 해온 언론인 엘모 킵은 지난 11월 캐나다 CBC 라디오에 출연해 ”돈도 없고 기술도 없다는 게 팩트”라고 말했다.

우주과학 전문기자 조너선 오캘라한은 포브스 기고문에서 ”지난 몇 년 동안 마스원에 대해 많은 말들이 있었다”며 ”사람들은 애초부터 이 구상이 사기였던 건지, 아니면 이걸 추진한 이들이 인류를 화성에 보내는 것의 어려움을 그저 나이브하게 여겼던 건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적었다. ”진실이 무엇이든, 이 소동은 이제 끝났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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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우주 #화성 #마스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