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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6·13지방선거에서 호남 제1야당에 등극했다

전국 정당득표율에선 바른미래당도 추월했다.

  • 손원제
  • 입력 2018.06.15 09:52
  • 수정 2018.06.15 10:16
ⓒ뉴스1

6·13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됐지만, 정의당·녹색당 등 진보정당의 ‘가능성’이 함께 확인됐다. 정의당은 정당득표율에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 녹색당은 페미니즘·생태주의를 내건 20대·30대 청년 후보들이 ‘의미있는 파란’을 일으켰다.

정의당은 광역·기초단체장을 1명도 배출하지 못했지만,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의 정당득표율에서 8.97%를 얻었다고 밝혔다. 민주당(51.42%)과 자유한국당(27.76%)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수치다. 국회에서는 6석의 소수정당이지만 정당득표에서 바른미래당(7.81%)과 민주평화당(1.53%)을 제쳤다.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당선인(왼쪽 두번째)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에 보내준 유권자들의 지지에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당선인(왼쪽 두번째)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에 보내준 유권자들의 지지에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광주(12.77%)·전북(12.88%)에선 ‘호남 정당’인 평화당을 밀어내고 제1야당 위치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신장식 사무총장은 14일 통화에서 “호남정치 1번지인 광주에서 정의당이 제1야당이 된 것은, 야당이 여당(민주당)과 개혁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 정치가 가야 할 미래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의 당선자 수도 크게 늘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기초의원만 11명 배출했지만, 이번 선거에선 광역의원 11명과 기초의원 26명이 당선됐다. 특히 높아진 정당득표율에 힘입어 광역의원 11명 중 10명이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정의당은 서울(권수정), 경기(이혜원·송치용), 인천(조선희), 광주(장연주), 전남(이보라미·최현주), 전북(최영심), 제주(고은실), 충남(이선영), 경남(이영실) 등 전국 곳곳 광역의회에서 진보정치를 실현할 참이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목표했던 두 자릿수 정당득표율에 아깝게 미치지 못했지만 양당 독점 체제를 견제하는 제3당 지위를 공고히 했다”며 “정의당은 이번 선거를 발판으로 2020년 총선에서 반드시 제1야당을 교체하고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녹색당은 이번 선거에서 페미니스트 후보로 주목받은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와 고은영 제주지사 후보를 비롯해 청년·여성 중심의 32명 후보를 출마시켰지만 당선자를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녹색 정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사회적 소수자들을 대변하겠다며 ‘페미니스트 후보’임을 전면에 내세운 신지예 후보는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를 1200여표 차로 앞서며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또 고은영 제주지사 후보는 3.5%를 득표해 자유한국당 후보를 제치고 3위에 오르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고 후보는 제주지사 선거 최초의 여성이자 30대 청년, 타 지역 이주민 출신이라는 ‘3중 한계’를 지닌 채 도전해 제주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다고 한다. 고 후보가 3위 성적을 거둔 데는, 제2공항 반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해체 등을 주장하는 주민들과 결합해 활동하며 제주도민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녹색당에선 20대 청년 허승규(29)씨가 보수적인 경북 안동에서 시의원 선거에 나서 16.5%를 얻는 등 선전했다.

김주온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통화에서 “기존 진보정당에서 다루지 않았던 생태, 페미니즘, 동물권 등의 의제들을 전면에 내세워 열악한 조건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한 선거였다”며 “2020년 총선에서 원내 진출을 목표로 다시 뛸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창당된 민중당은 270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낮은 인지도와 원내 1석 정당의 한계 탓에 기초의원 11명을 당선시키는 데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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