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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고향' 구미 시장과 시의회 모두 민주당이 접수했다

목소리 낸 '샤이 진보'가 '박정희 향수'를 깼다.

ⓒ뉴스1

‘박정희의 고향’도 변화의 물결을 피해가지 못했다. 경북 구미시장 선거에서 초박빙 승부 끝에 마침내 더불어민주당이 파란 깃발을 휘날렸다.

경북 23개 기초자치단체 중 다른 곳도 아닌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보수의 아성으로 통하는 구미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시장이 당선된 것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를 보면, 민주당 장세용 후보는 7만4917표를 얻어 40.79% 지지로 7만1055표(38.69%)를 받은 자유한국당 이양호 후보를 3900여표 차로 제치고 구미시장에 당선됐다. 무소속 김봉재 후보가 1만7337표(9.44%)를 얻어 3위를 했고, 바른미래당 유능종 후보가 1만3849표(7.54%), 무소속 박창욱 후보가 6482표(3.52%)를 각각 득표하며 뒤를 이었다.

장 후보 당선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전국 유일하게 빨간 색 섬으로 남은 이른바 ‘티케이’(TK·대구경북) 지방 권력 구도에도 밑바닥에선 변화의 기운이 끓어넘치고 있음을 말해주는 사례로도 풀이된다.  

구미는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남유진 전 시장이 각각 시장 3선 연임을 한 곳이다. 그동안 늘 ‘박정희 향수‘에 선거판이 휘둘려왔다는 평가가 나왔다. 연합뉴스는 이런 곳에서 장 후보가 40% 넘는 지지로 당선된 것은 내외부 요인이 겹쳐 작용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 이은 한반도 평화 흐름과 한국당에 대한 실망 등의 외적 변수에 보수 후보 3명이 난립하는 보수 진영 내부 변수가 겹쳤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젊은 층의 높은 투표율과 보수 표 분산으로 이어지며 ‘박정희 향수’를 압도하기에 이르렀다.

인구 42만여명의 구미는 30대 이하가 전체 인구의 55%를 차지하는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꼽힌다. 공장이 많아 일자리를 찾아온 외지 출신도 많지만 주류 토박이들에 밀려 정치적 발언도 자유롭지 않았다. 지역 정가에서는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샤이 진보’가 이번에 표심을 드러내며 선거 향방을 가른 것으로 본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실제 구미에선 시장 뿐 아니라 시의회도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 중앙선관위 개표 결과를 보면, 민주당은 8개 시의원 선거구 중 7곳에 후보를 냈는데 이 중 6곳에서 1위를 기록했다. 

장세용 후보는 당선 확정 뒤 ”이것이 바로 민심이고 천심이다” 며 ”오늘의 이 승리는 일당 독점의 지방권력을 바꾸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도시체계를 만들고자 했던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의 산물” 이라고 말했다고 뉴스1이 전했다. 그는 또 ”청렴한 구미, 공정한 구미, 시민이 주인인 구미, 지방자치 민주주의가 꽃피는 구미를 만드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당선인이 된 장 후보는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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