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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이 5·18 때 내려온 북한군이라고 지목한 '73광수'의 정체가 밝혀졌다

38년 만에 진실을 밝혔다.

  • 손원제
  • 입력 2018.05.21 14:26
  • 수정 2018.05.21 20:31

극우파로 통하는 지만원씨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북한에서 내려보낸 특수부대원 중 한 명이라고 지목한 시민이 38년 만에 입을 열었다. 그는 ”이따위 황당한” 주장을 하는 지만원씨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뉴스1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 한 70대 시민이 찾아와 ”이따위 황당한 사진을 올린 X이 누구이며 ‘광수‘가 무슨 말인가 알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 금호동에 사는 지용(76)씨였다. 지씨는 임종수 기념문화센터 소장에게 ”무지하게 열받는다”며 지만원씨가 책자와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북한 특수부대원으로 지목한 ‘광수73’이 다름 아닌 자신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용씨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에 시민군으로 참여했다. 당시 사업체를 운영하던 그는 계엄군 병력이 소총에 장착한 대검으로 청년들을 찌르는 모습을 목격하고 시민군에 참여했다고 센터 쪽에 설명했다.  상황실장 박남선씨와 함께 전남도청을 지키던 그는 계엄군이 들이닥치기 직전 옷을 갈아입으러 집에 들어가 큰 화를 면했다고 한다. 시민군이 진압되고 나서 보안대 합동수사본부에 자수한 그는 사업 인맥과 재산 등에 힘입어 사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업과 가족에 피해가 올까 두려워 시민군 참여 사실을 함구하며 지내온 그가 38년 만에 입을 연 것은 지만원씨가 자신을 북한 특수부대원으로 지목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다. 지만원씨는 5·18을 북한 특수부대원 수백명이 내려와 일으킨 폭동으로 왜곡하며 5·18 기록사진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제1광수, 제2광수, 제3광수 등으로 지목하고 있다. 최근 지용씨의 딸이 관련 인터넷 게시물에서 이 중 ‘제73광수’라고 지목된 인물 사진이 바로 젊은 시절 아버지의 모습임을 알아본 뒤, 카톡으로 이를 보내줬다고 한다. 지용씨는 ”말도 안되는 사진을 퍼뜨린 사람이 누구냐”며 울분을 터뜨렸다고 뉴스1이 전했다. 

ⓒ뉴스1

나아가 지용씨는 오는 5월23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만원 씨를 고소할 계획을 밝히고, 자신이 목격한 5·18의 진실을 증언할 예정이라고 5·18기념문화센터가 밝혔다. 지용씨는 19일 5·18기념문화센터 임종수 소장과의 면담에서 ”광주항쟁 당시 적십자병원에서 부상자를 살펴보고 나오던 길에 헬기가 전일빌딩 쪽으로 총을 수십 발 쏘는 장면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도청 앞 집단발포가 일어난 21일 이후 22일이나 23일 낮으로 기억한다’며 헬기 사격 목격담을 남긴 바 있다. 

임 소장은 ”그동안 침묵했던 5·18에 대해 지씨가 입을 연 것은 지만원의 역사 왜곡 때문”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이상 침묵하지 않고 5·18진실을 밝히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고 뉴스1에 밝혔다. 임 소장은 또 ”지용씨 증언에 주목할 점은 그가 광주에서 상당한 재력가 집안 출신”이라며 ”이는 5·18이 기층 민중만의 항쟁이 아닌 모든 시민의 항쟁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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