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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할아버지 찾아온 검정비닐 속 '돈다발'

  • 박수진
  • 입력 2015.03.03 15:13
  • 수정 2015.03.03 21:31
ⓒshutterstock

돈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던 할아버지가 양심적인 젊은이의 도움으로 2년 만에 돈을 되찾았다.

3일 대전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3시께 회덕파출소에 한 회사원(35)이 검정 비닐봉투와 우편물 몇 개를 들고 찾아왔다. 검정 비닐봉투 안에는 다름아닌 현금과 수표 등 450만원 상당의 돈다발이 들어 있었다. 대덕구 읍내동의 한 아파트에 산다는 이 회사원은 이사하려고 오래된 가스레인지를 들추었다가 이 돈다발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돈을 발견한 이 회사원은 2년 전 이곳에 살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고 그 어르신의 돈이라고 판단하고서 주인을 찾아달라며 파출소를 찾은 것이다.

경찰은 즉시 전산조회를 통해 할아버지의 이후 주소를 추적, 이사한 집으로 찾아갔다. 하지만, 찾아간 주소지의 이웃으로부터 할아버지가 6일 전 다른 곳으로 이사 갔는데 새 주소를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다. 경찰은 포기하지 않고, 할아버지가 신장 투석을 위해 근처 병원에 주기적으로 다녔다는 말을 단서로 추적 끝에 돈의 주인 남모(82) 할아버지를 찾을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도둑이 들까봐 가스레인지 밑에 돈을 숨겨뒀었는데 건망증이 심하다보니 이를 까먹은 채 이사했다"며 "돈을 되찾게 돼 다행"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혼자 살아온 이 할아버지는 어렵게 일을 해 번 돈을 은행에 다니기 힘들다는 이유 등으로 집안 곳곳에 숨겨 놨던 것이다.

돈을 찾아준 회사원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할아버지의 사례도 극구 부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발견하고 자신이 쓸 수도 있었지만 양심적인 젊은이를 보게 돼 대견하다"며 "어렵게 사시는 할아버지에게도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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