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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에 처음 발견된 지카 바이러스는 왜 이제야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가?

ⓒjamesbenet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거의 무해하다 여겨지고 잘 알려지지도 않았던 지카 바이러스가 갑자기 뉴스를 장악하고 있다. 지카가 소두증(비정상적으로 작은 머리와 발달이 덜 된 뇌를 가지고 태어나는 선천적 기형)을 유발한다는 혐의가 짙다.

최근 두 건의 연구[1, 2]에서는 세 여성들이 낳은 소두증에 걸린 태아의 뇌와 양수에서 지카 바이러스 게놈이 발견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증거가 되기에는 너무 적은 숫자이며, 이미 대안 이론들이 나오고 있다. 한 아르헨티나 의사 단체는 지카 바이러스가 아니라 모기 살충제가 소두증의 원인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지카는 무엇이며, 소두증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별 해가 없는 것이 왜 태아 발달에는 그토록 큰 피해를 주는 것인가? 이 대답의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한 걸음 물러서서 바이러스가 어떻게 작용하며, 어떤 바이러스는 풍토병이 되고 다른 바이러스는 한 번 유행했다 사라지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에 우간다의 지카 숲에서 붉은털 원숭이와 모기들에서 처음으로 분리되었다. 뎅기열, 황열병,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와 같은 과에 속하는 바이러스다. 그러나 친척들과는 달리 지카는 비교적 해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감염된 사람들 대부분은 별 증상이 없고, 일부가 발진과 가벼운 열을 겪는 게 고작이었다. 원래 아프리카에만 있었던 지카는 2007년에 아시아로 퍼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번졌다.

지카는 동물군의 풍토병이며 동물군에서 퍼진다는 점에서 에볼라와 비슷하다. 에볼라는 보통 박쥐에게 옮았다가 옮은 동물 고기를 먹은 인간에게 옮겨간다. 지카는 원숭이들이 걸리며, 지카 바이러스에 걸린 모기에게 물린 원숭이와 인간에게 옮겨간다. 숙주의 면역 체계를 피하기 위해 바이러스들은 계속 진화한다. 유기체는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면역을 만들고, 유전적 변화는 바이러스가 새로 생긴 방어를 피하게 해준다.

지카에 걸린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이 걸렸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한다. 성가시게 모기에 물렸다고 생각하는 게 고작이다. 하지만 그것이 지카의 은밀한 힘을 암시한다. 모기에 들어가고 나면 지카는 보이지 않는 적이 된다. 작은 곤충 속에 숨어 옮겨다니는 적이다. 코를 훌쩍이고 재채기를 하는 사람을 보면 피할 수 있지만, 날아다니는 벌레가 옮기는 증상도 없는 바이러스를 어떻게 피한단 말인가?

이런 모기들이 많은 곳에서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감염되고, 지카에 대한 면역을 키우고, 다시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렇다면 왜 지금 지카가 위협이 되고 있는가?

바이러스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 한 번도 감염된 적이 없는 사람들을 접할 때 문제가 생긴다. 임신한 여성이 특히 위험에 처해 있다. 어릴 적에 감염된 적이 있어서 태아에게 가기 전에 면역 체계가 바이러스를 죽일 수 없을 경우, 태반을 넘어갈 수 있는 모든 병원균은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카도 마찬가지다. 보통은 지카의 증상은 가볍지만, 임신 초기 태아의 무방비 상태의 면역 체계에 들어간다면 영구적인 손상을 입힐 수도 있는 것이다.

소두증과 지카 사이의 관계가 아직 확증된 것은 아니지만,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의 바이러스학자이자 전염병학자인 브라이언 폴리는 살충제가 원인이라는 아르헨티나의 보고서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살충제 사용에도 약간의 상관 관계는 있을 것이다. 지카와 뎅기열 등의 바이러스가 모기에 의해 퍼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런 바이러스가 있는 곳에는 모기 살충제도 있기 마련이다. 아르헨티나 보고서에서 언급한 살충제는 2000년부터 사용되었고, 사용 전에 포유류에 미치는 독성에 대해 실험을 많이 해 보았다. 그리고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모기 구제에 사용된다."

"우리는 지카가 더 오랫동안 퍼졌던 곳에서 지카가 소두증에 관련되어 있었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연관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주의깊은 보고와 기록이 필요하며, 대부분의 나라들에서는 중앙 데이터 베이스에 정확한 데이터 보고가 되지 않는다."

살충제 사용과 지카 바이러스 둘 다 글로벌 트렌드의 결과다. 최근 20년 동안, 지카와 황열병 같은 매개체 감염 바이러스들은 더욱 빠른 속도로 전세계로 퍼졌다. 이 역시 인간의 행동 때문이다. 대륙간 여행이 늘어나고,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기온이 올라가자 모기들에게 완벽한 조건이 생겼다. 그래서 모기가 옮기는 병 역시 거의 무제한적으로 퍼질 수 있게 되었다. 습하고 인구가 많으며 고인 물이 많은 지역은 모기가 살기 이상적인 곳이 되었다.

백신 제조를 서두르고 있으며, 조만간 인체 실험을 하겠다고 일정을 발표한 회사들이 몇 곳 이다. HIV의 백신 제조는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것으로 밝혀졌지만, 지카 바이러스의 게놈은 아주 다양하지 않다. 그러나 백신 제조는 수 년 간의 시험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정부 안전 규칙에 의해 규제를 받는다. "보통 상황에서 백신 하나를 만드는 데는 10~20년이 걸린다. 응급 상황에서는 2~4년으로 압축할 수 있다. 그 역시도 병이 터진 상황에서는 긴 시간이다." 폴리의 설명이다.

지카가 우리가 머지 않아 계속해서 보게 될 현상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면 더욱 긴 시간이다.

"병을 지니고 옮기는 매개체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더욱 많아지고, 넓은 지역으로 퍼지고 있다. 전세계 평균 온도는 지난 수백 년 동안 섭씨로 약 1도 올랐다. 그러나 앞으로 20년 동안 섭씨 2~3도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와 동료들이 최근 발표한 내용이다. [3]

너무 추워서 모기에 의해 퍼지는 병이 없던 지역에서도 뇌염 바이러스, 뎅기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가 증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열악한 위생 상태, 고인 물, 기후 변화 때문에 짐바브웨와 에티오피아에서는 장티푸스와 콜레라가 증가하고 있다.

백신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이것이 시작에 불과한 거라면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싸우는 적은 하나의 바이러스가 아니라, 자연계가 적응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일어나고 있는 전세계적 변화다.

References

[1] Mlakar J, Korva M, Tul N, Popović M, Poljšak-Prijatelj M, Mraz J, Kolenc M, Resman Rus K, Vesnaver Vipotnik T, Fabjan Vodušek V, Vizjak A, Pižem J, Petrovec M, Avšič Županc T. N Engl J Med. 2016 Feb 10. Zika Virus Associated with Microcephaly. PMID:26862926

[2] A. S. Oliveira Melo, G. Malinger, R. Ximenes, P. O. Szejnfeld, S. Alves Sampaio andA. M. Bispo de Filippis. Zika virus intrauterine infection causes fetal brain abnormality and microcephaly: tip of the iceberg? Ultrasound in Obstetrics & Gynecology. Vol 47 Issue 1. DOI: 10.1002/uog.15831

[3] Paul Shapshak , Charurut Somboonwit, Brian T. Foley, Sally F. Alrabaa, Todd Wills, John T. Sinnott. Zika Virus. Global Virology I - Identifying and Investigating Viral Diseases. Springer-Verlag 2015. Pp 477-500. DOI: 10.1007/978-1-4939-2410-3_18

허핑턴포스트US의 Zika Was First Discovered in 1947. Why Is it Now a Threa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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