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급성 뇌출혈로 예고 없이 의식을 잃은 11살 아이는 7명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떠났다

“아들을 통해 누군가 새 삶을 보낼 수 있다면...”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캡처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캡처 ⓒKBS Joy

7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난 11살 아들을 둔 부부는 아이가 떠난 현실이 아직 꿈같다고 전했다.

25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의뢰인 부부는 “아들 셋 중 막내아들을 지난봄에 떠나보냈다”며 “지금 매일 꿈속에서 지내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늘로 먼저 떠난 아들의 이름은 고홍준. 나이는 11살,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이수근이 “사고였냐”고 묻자 고군의 어머니는 울먹이며 ”급성 뇌출혈이었다”고 말했다. 흔치 않은 경우에 MC들도 놀란 반응을 보였다. 

고군의 어머니는 “평소 아이가 아팠거나 지병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저녁밥 잘 먹고 갑자기 아프다고 해서 119를 불렀다”며 “그날 모든 일이 벌어진 거라서 믿기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캡처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캡처 ⓒKBS Joy

이어 고군의 어머니는 “아이가 눈이랑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왜 아프지? 세수를 해볼까?’ 했는데 아이의 얼굴이 창백해지더라”며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병원으로 이송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의식을 잃고 실려 간 고군은 며칠 후 하늘나라로 떠났다. 

고군의 어머니는 “지금도 옆에 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없다는 게 꿈같다. 지금 살고 있는 순간이”라며 믿을 수 없는 현실을 전했다. 

고군의 아버지는 “아내와 인생을 살면서 장기기증을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관심을 두고 살지도 않았다”면서 당시 부부의 눈에 들어왔던 장기기증 포스터를 설명했다.

이어 “병원 복도에 붙여져 있던 모든 포스터를 다 읽었다. 어린 애가 몇명한테 장기기증을 하고 떠났다는 얘기를 읽고 아들을 통해 누군가 새 삶을 보낼 수 있다면 기증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캡처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화면 캡처 ⓒKBS Joy

장기기증을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는 의사의 말에 의뢰인 부부는 그 자리에서 마음을 정했다.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서로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인 게 전부였다. 고군은 안구, 심장, 폐, 간 등 나눌 수 있는 모든 장기를 기증하고 떠났다.

고군의 아버지는 “7명을 살렸다고 하니 아들에게 느꼈던 너무 미안하고 슬픈 마음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이 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고군의 어머니는 아들의 사연이 보도된 기사에 남겨진 댓글 하나로 너무 큰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홍준이의 심장을 이식받은 아이가 건강하게 잘 지낸다는 내용이었다. 고군의 어머니는 “우리 홍준이가 이렇게 살아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수근은 “우리 막내는 천사로 태어나 다른 아이들 많이 살려주고 다시 하늘로 올라간 거다”라며 부부를 위로했다.

 

이소윤 에디터 : soyoon.lee@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TV #무엇이든 물어보살 #장기기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