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삼성전자가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선언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활동가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선언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활동가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선언을 촉구하고 있다 ⓒ그린피스
ⓒhuffpost
삼성전자가 미국, 유럽, 중국에서 제조 공장을 포함한 전 사업장의 전력을 2020년까지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시민들의 목소리가 또 하나의 거대한 변화를 만든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이번 발표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기억하시나요?

지난해 12월 그린피스 독일 활동가들이 삼성전자에 100% 재생가능에너지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그린피스 독일 활동가들이 삼성전자에 100% 재생가능에너지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린피스
지난해 12월 그린피스 대만 활동가들이 삼성전자에 100% 재생가능에너지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그린피스 대만 활동가들이 삼성전자에 100% 재생가능에너지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그린피스

그린피스는 지난해 10월부터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수백만 명의 시민과 함께 삼성전자에 100% 재생가능에너지 전력 사용을 촉구해 왔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을 비롯해 뉴욕, 런던, 베를린, 대만 등 전 세계 시민들과 함께 비폭력 직접행동도 펼쳤습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 6월 14일 “100%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드디어 기후변화 해결에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의 대열에 발을 들여놓은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것은 정확히 무엇인가요?

  • 2020년까지 미국·유럽·중국 전 사업장(제조 공장, 빌딩, 사무실 포함)에서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 수원·화성·평택 사업장 내 주차장, 건물, 옥상 등에 약 6만3천㎡ 규모의 태양광·지열 발전 시설 설치
  • CDP(전 탄소공개프로젝트)* 서플라이 체인 프로그램에 가입해 구매 금액 기준 상위 100위 협력사에게 재생가능에너지 현황 공개와 목표 수립 권고(*CDP 서플라이 체인 프로그램: 협력사의 기후변화 리스크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글로벌 프로그램)
지난 2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활동가들이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는 문구를 프로젝터로 쏘고 있다
지난 2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활동가들이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는 문구를 프로젝터로 쏘고 있다 ⓒ그린피스

삼성전자의 이번 발표는 왜 중요한가요?

IT업계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보다 빠르게 벗어날 기회!

삼성전자가 재생가능에너지 전력 사용을 확대하는 것은 IT업계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보다 빠르게 벗어나는 데 기여합니다. 첨단 기술의 정점에서 그 어떤 분야보다 빠르게 팽창하는 IT 산업의 전력 소비량은 매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2년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약 7% 이상을 차지한 IT 업계의 전력 소비량은 2030년까지 매년 7%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 세계 전력 수요 평균 증가율의 2배 수준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삼성전자는 애플, 샤오미, 화웨이 등 많은 글로벌 IT 기업들의 부품 공급사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2000개가 넘는 협력 업체들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변화는 다른 많은 기업들에게 도미노 효과를 불러올 것입니다. 더욱 많은 기업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비즈니스를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협력 업체들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에게 중대한 변화를 위한 신호를 보내는 일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삼성전자는 국내 전력 소비량 2위, 온실가스 배출량 10위권의 거대 전력 소비 기업입니다. 만일 삼성전자가 의미 있는 방식으로 이번 발표를 이행한다면, 국내 에너지 전환과 온실가스 감축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의 발표를 시작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100% 재생가능에너지 약속에 동참해야 합니다.

지난해 12월 북극곰 복장을 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활동가가 삼성전자 경영자에게 서한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북극곰 복장을 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활동가가 삼성전자 경영자에게 서한을 보내고 있다 ⓒ그린피스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보다 많은 기업들의 리더십 필수!

지금까지 상승한 지구 평균 온도는 약 1.1℃.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 이하로 제한하자는 파리기후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약 3분의2를 차지하는 산업계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화석연료와 같은 에너지원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다행인 것은 기업들의 참여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에 매우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전 세계 130개가 넘는 기업들이 100% 재생가능에너지 전력 사용을 약속했고, 국제재생가능에너지기구(IRENA) 에 따르면 기업들은 지난해 약 465TWh 규모의 재생가능에너지 전력을 구매했습니다. 이는 프랑스가 1년간 사용하는 전력량과 흡사합니다.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더불어 기업들의 리더십이 더욱 필요합니다.

지난해 12월 그린피스 영국사무소 활동가들이 영국 런던 삼성전자 스토어에서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촉구하기 위해  전시된 휴대전화의 화면과 설명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 12월 그린피스 영국사무소 활동가들이 영국 런던 삼성전자 스토어에서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촉구하기 위해 전시된 휴대전화의 화면과 설명을 바꾸고 있다 ⓒ그린피스

그런데 왜 한국만 “100% 재생가능에너지” 선언에서 빠졌나요?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약 70% 정도를 한국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은 삼성전자의 사업장이 위치해 있는 여러 지역 중 재생가능에너지를 구매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국가입니다. 세계 11위 수준의 경제 대국이자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로 기후변화에 막대한 책임이 있는 한국에서 재생가능에너지 구매 정책은 아쉽게도 가장 뒤떨어져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그린피스 영국사무소 활동가들이 영국 런던 삼성전자 스토어 근처에서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촉구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 광고판 문구를 바꾸고 있다
지난해 12월 그린피스 영국사무소 활동가들이 영국 런던 삼성전자 스토어 근처에서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촉구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 광고판 문구를 바꾸고 있다 ⓒ그린피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을 20%로 끌어올리겠다고 했지만 삼성전자와 같은 거대 기업이 나서지 않으면 에너지 전환은 요원합니다. 거대 전력 소비자인 기업들이 재생가능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어서 빨리 열려야 합니다. 점점 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100% 재생가능에너지 목표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생가능에너지 구매가 가능한 정책 환경을 만드는 것은 산업 경쟁력과도 직결돼 있습니다. 해외 유수 기업들이 국내 기업들에게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중요한 조건으로 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한전을 통해 재생가능에너지 전력의 구매를 가능케 하는 친환경전력요금제,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기업과 발전 사업자 간의 직접 구매와 전력구매계약(PPA)이 가능해져야 합니다. 또한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은 제도가 만들어질 경우 재생가능에너지를 우선 구매하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동참할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삼성전자의 약속은 우리가 뭉쳐 한목소리로 요구하면 그 어떤 거대한 기업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줍니다.

삼성전자의 경영자에게 보내는 서한에 동참해준 전 세계 5만여 명의 시민들과 활동가들의 용기 있는 행동이 아니었다면 이런 변화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라면 어둡고 불안한 미래를 조금씩 밝고 건강하게 바꿔 갈 수 있습니다. 서로 격려하며 끝까지 지지해주세요.

이제 그린피스는 전 세계 시민들과 함께 삼성전자의 발표가 제대로 된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켜볼 것입니다.

글 · 이진선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재생가능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