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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통' 미국 코끼리 서커스 2018년 중단

ⓒ연합뉴스

동물 애호단체의 거센 비난을 받아온 미국 '지상 최대의 쇼'의 코끼리 서커스 코너가 공연 99년 만인 2018년 완전히 문을 닫는다.

'지상 최대의 쇼'를 공연하는 링링 브라더스 앤드 바넘 & 베일리 서커스의 모회사인 펠드 엔터테인먼트는 5일(현지시간) "관람객의 비판이 쇄도함에 따라 어려운 결정이지만, 코끼리 서커스 공연 횟수를 점차 줄여 2018년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링링 브라더스와 바넘 & 베일리 서커스가 합병한 1919년부터 아시아산 코끼리를 전면에 내세워 펼쳐온 전통의 코끼리 서커스가 근 100년 만에 사라지는 것이다.

현재 '지상 최대의 쇼'에 출연하는 코끼리는 13마리다.

펠드 엔터테인먼트는 서커스 공연에서 은퇴하는 코끼리를 1995년 미국 플로리다 주 중부에 개관한 81만 ㎡ 면적의 코끼리 보존 센터에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북미 대륙에서 가장 많은 코끼리 43마리를 보유한 이 회사는 현재 공연에 출연하는 13마리를 제외하고 2∼69세인 코끼리 29마리를 코끼리 보존 센터에서 키우고 있다. 펠드 엔터테인먼트 소속인 나머지 1마리는 번식에 도움을 주고자 텍사스 주 포트워스 동물원에 있다.

공연 출연자의 지휘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관람객에게 큰 재미를 주는 코끼리 서커스는 여러 동물이 출연하는 '지상 최대의 쇼'에서도 핵심 노릇을 해왔다.

그러나 멸종 위기의 코끼리를 조련하는 방식이 비인도적이라는 동물 애호가들의 비판이 크게 일면서 공연 반대 목소리가 높아져 펠드 엔터테인먼트는 위기에 직면했다.

앨래너 펠드 펠드 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관람객이 코끼리 서커스에 불편함을 호소해왔다"며 코끼리 서커스 폐지는 달라진 소비자의 성향에 맞춘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여러 도시와 성(省) 개념의 카운티가 코끼리 서커스에 반대하는 법을 제정한 것도 펠드 엔터테인먼트에 부담이 됐다.

이 회사 사장인 케네스 펠드는 "지역마다 다른 코끼리 서커스 제한법에 맞서 싸우는 데에 돈이 많이 든다"고 덧붙였다.

펠드 엔터테인먼트는 코끼리를 조련할 때 쇠갈고리인 '불후크'(bullhook)를 사용한 것이 관계 기관에 적발돼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미국 농무부에 벌금 27만 달러를 냈다.

또 비록 승소했으나 코끼리 훈련 조련 방식을 둘러싸고 동물애호단체와 2000년부터 14년간 송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 재판에서 동물 애호단체의 증인으로 나선 링링 브라더스의 전 코끼리 사육사가 동물 애호가들로부터 19만 달러의 뒷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증언의 신빙성에 금이 갔고, 재판부는 원고 측에 펠드 엔터테인먼트에 합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증언의 신뢰 결여로 원고 측의 사실상 패소 결정이 났지만, 펠드 엔터테인먼트의 코끼리 훈육 방식이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펠드 엔터테인먼트의 발표를 접한 '동물에 대한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PETA)의 잉그리드 뉴커크 회장은 성명에서 "3년간 단계적으로 코끼리 서커스를 줄일 게 아니라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 쇼인 '지상 최대의 쇼'는 해마다 3천만명의 관객을 끄는 인기 서커스로 100년 가까이 미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에도 미국 내 115개 도시를 돌며 약 5천회 가량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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