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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의 실제 영어 실력은 오늘 자신이 자랑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밝은표정을 짓고 있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밝은표정을 짓고 있다. ⓒ뉴스1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안그래도 높은 비호감도에 1점을 더 올렸다.

25일 관훈클럽 토론회에 나와 자신의 영어 실력을 자랑했는데 수긍하기 참 어려운 방식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영어 실력을 내세웠다. 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다자정상회의 갔을 때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 외국정상과 통역없이 (대화) 할 수 있는 사람도 이승만 때부터 몇분이나 되겠느냐. 그런 것이 상당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10대 경제대국이고, 유엔에서도 존경받지만, 바깥으로 나가면 중심이 확 달라진다. 이제 (해외 정상회의) 그런 곳에서 마음놓고 (한국 대통령이) 물고기가 다니듯이 그럴 때가 됐다”며 “그런 면에서는 제가 여러분들의 기대를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1월 25일)

외국정상과 통역없이 대화할 수 있는 영어 실력이야 있으면 물론 좋겠지만 과연 그것이 '상당히 안타까울' 정도로 국가 지도자로서 부족한 점이 될 수 있을까? 외교 행사에서는 정상들이 영어를 할 줄 알아도 일부러 통역을 활용하여 시간을 벌기도 한다는 걸, 일평생을 외교 무대에서 활동한 반기문만 모르는 걸까? 영어만 잘하면 해외 정상회의 등에서 한국 대통령이 마음놓고 기름장어물고기가 다니듯 활개칠 수 있는 걸까?

게다가 그렇게 자랑하는 영어 실력도 실상은 그리 뛰어나 보이지 않는다.

반기문이 유엔 사무총장 연임을 준비하던 2010년 당시 가디언에서 발행한 기사의 한 대목은 반기문의 영어 실력에 대해 이렇게 전한다:

최근 은퇴한 한 유엔 직원은 반기문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로 그가 영어에 유창하지 못하다는 점을 들었다. 이때문에 반기문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지도자들을 설득하기가 어려웠다. 그는 "우리는 반기문에게 발음(diction) 교정과 언론대응 트레이닝을 시켰다"고 말했다. 일 주일에 두 번 또는 세 번씩 했던 발음 교정은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긴 했지만 충분치는 않았다. "우리는 반기문에게 텔레비전 출연을 줄이라고 조언했다. 그런데 참 조언을 안 듣는다(he is a hard sell)." (가디언 2010년 7월 22일)

벌써 7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이제는 비와이 못지 않은 '딕션'을 자랑하실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렇게 영어 실력 자랑을 하고 싶으시면 직접 영어로 말씀을 해주시는 게 더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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