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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의 '호감도' 문제는 당신의 문제지 클린턴의 문제가 아니다

ⓒStephen Lam / Reuters

내가 여성 유권자들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진심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하면서 만난 사람들 중에는 클린턴을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원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었지만, 단 한 명도 "클린턴이 뜨개질만 했더라면 정말 좋아하고 지지했을 텐데!"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여성들은 클린턴의 여러 가지 면을 살핀다. 클린턴이 결혼에 관련해 내린 결정 때문에 투표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있고, 여성과 어린이 문제를 주도한 것을 칭찬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여성들은 그녀가 '진정하지' 못하다고 느껴 표를 던져도 좋을지 고민하고, 클린턴의 충실함과 집중력에 의문을 품지 않고 전적으로 지지하는 팬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클린턴이 테니스를 했다면 지지하기로 마음 먹었을 텐데!"라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사진이나 와인 시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뉴욕 타임스의 데이비드 크룩스는 이른바 힐러리 클린턴의 호감 패러독스라는 것을 해결했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클린턴이 취미가 없어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제나 일에만 빠져 있는 지도자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한다.

빌과 버락은 골프를 쳤잖아! 조지 W. 부시는 농장에서 덤불을 제거하고 로드 바이크를 즐겨 탔잖아! 레이건은 카우보이 차림으로 말을 타는 남자다운 남자였다. 리처드 닉슨은 오디오 장비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면 좋았겠지. 브룩스는 자신이 힐러리 수수께끼의 답을 찾았다고 우리가 믿길 원하지만, 많은 여성들은 그의 이론이 대통령의 취미에 대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여기에 숨은 메시지는 사람들이, 혹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남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육체적 활동을 하지 않으면 대통령다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취미는 남성 세계에서 (예를 들자면) 퀼트를 만드는 것처럼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라, 생기와 힘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쟁적 행동과 같다. 만약 P90X로 운동하는 폴 라이언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건 아무 문제 없을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이 갑자기 스크랩북 만드는데 관심이 생겨(귀여운 손녀 샬럿이 있지 않나!) 차파콰의 집에 작업 테이블을 설치한다면, 취미 카드는 곧 '우리는 다른 일에 정신 팔린 할머니가 대통령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는 카드로 바뀔 것이다.

여성 후보와 호감에 대한 브룩스의 이론은 역풍을 낳을 것 같다. 21세기의 일하는 여성들의 세계에서는 운동에 관련된 것이든 아니든 취미를 가질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주위에 물어보라. 나는 여성들 대부분의 스케줄을 95만 마일 이상을 날아다닌 국무 장관, 혹은 툭하면 성차별적 공격을 받는 대선 후보의 스케줄과 비교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는 여성들 대부분은 취미를 위해 시간을 낼 수 없다. 특히 여러 대통령들이 즐겼던 골프의 경우 최소 5시간을 통째로 투자해야 한다. 우리는 클린턴이 한다고 말했던 작은 일들, 즉 가정과 정원 채널 시청,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 시청, 와인 한 잔, 혹은 샬럿과 보내는 시간 등을 할 시간만 겨우 낼 뿐이다. 브룩스가 구글 검색만 해봤어도 클린턴에게 이런 취미가 있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클린턴, 혹은 내가 아는 여성들 대부분은 만약 온전히 5시간을 쓸 수 있었다면 경쟁 낮잠 취미를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른바 워커홀릭 여성이라는 클린턴, 미국의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클린턴에 대한 남성의 이런 비판은 힐러리 클린턴 패러독스를 해부하기보다는 진지하고 야심찬 여성에겐 문제가 있다는 말에 가깝다. 우리는 미소를 자주 짓지 않는다. 우리는 칭찬을 맥락 밖으로 끄집어내 성차별적 비판이라고 한다. 우리의 야망은 파괴적이다. 우리가 남성들이 즐기는 취미를 갖고 있지 않다면 우리가 일에 헌신하는 것이 문제다.

호감을 규정하는데 있어 문제가 있는 건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라 우리다.

패러독스. 수수께끼. 어떻게 부르든 그건 당신 마음이다. 하지만 강한, 성공한 여성을 볼 때면 문제는 우리 안에 있다. 우리가 브룩스처럼 클린턴이 여자 친구들과 북 클럽을 하고 있지 않다거나 자신의 자유시간보다 우리의 이익을 더 우선시한다고 비난한다면, 우리의 문제는 정치적 세라피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Hillary Clinton's So-Called Likability Problem Is Our Issue, Not Her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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