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아티스트' 뱅크시가 가자 지구로 갔다. 지난달 25일, 뱅크시는 유튜브 계정에 자기가 직접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2분가량의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의 제목은 '올해는 '당신'이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세요(Make this the year YOU discover a new destination)'다.
풍자적인 제목을 달고 마치 관광상품을 소개하는 광고처럼 만든 이 영상에는 가자 지구 내부의 모습이 담겨 있다. 거리를 돌아다니는 군인들과 맨발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담은 영상, 그리고 폐허가 된 마을을 위에서 찍은 영상도 포함돼 있다. 그리고 영상 뒷부분에는 놀랍게도 뱅크시가 직접 남긴 스트리트 아트를 현지 주민들이 지켜보고 소감을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 중년 남성은 카메라를 향해, 고양이를 그린 그래피티를 본 소감을 이렇게 말한다.
"이 고양이에게는 장난감이 있네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어떤가요?"
via Banksy.co.uk
가자에는 이곳을 떠날 수 없는 팔레스타인인 180만 명이 살고 있다. 허핑턴포스트US는 뱅크시가 자신의 웹사이트에 현지에 남기고 온 작품 사진들과 함께 이런 문구를 덧붙였다고 소개했다. '가자를 감옥에 비유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감옥은 하루가 멀다하고 전기나 식수가 갑자기 끊기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뱅크시가 가자의 한 벽에 남긴 글귀는 이렇다.
'우리가 힘 센 쪽과 약한 쪽의 갈등에서 발을 뺀다면, 우리는 중립적인 게 아니라 힘 센 쪽의 편을 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