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열린 비초청 후보 토론회에서 '독자 핵무장'과 '국회 해산'과 같은 다소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은 남재준 통일한국당 후보. 육군참모총장과 국정원장을 역임한 인물로, 공약에서 익히 짐작할 수 있듯 극우로 분류된다.
그러나 그도 김민찬 무소속 후보의 '남침땅굴' 음모론 앞에서는 '합리적 보수'가 됐다.
김 후보는 토론회에서 남재준 후보의 안보관을 칭찬하면서 '남침땅굴'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남 후보는 전방에서 그동안 발견되지 못했던 땅굴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후방 지역의 땅굴'에 대해서는 신빙성의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후방 지역의 땅굴이 무슨 이야기냐고? 북한이 전방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 여의도 등등의 도심 지역은 물론이고 심지어 인천까지 남침용 땅굴을 팠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과거 2014년 서울 송파구에서 지하철 공사 중 발생한 싱크홀에 대해서도 북한의 남침용 땅굴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남재준 후보로서는 나름 점잖게 '남침땅굴' 주장을 일축한 것. 그러나 김민찬 후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남 후보의 캠프 관계자가 남침땅굴 연구자와 얘기를 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왜 국내에서는 이런 남침땅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않는지 다시 물었다.
김민찬 후보: 지금 (남침땅굴이) 서울, 경기, 인천 일원에 들어와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률을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남재준 후보: 땅굴 파는 기술로 봤을 때 확률이 높지는 않습니다.
김: 지금 북한 같은 경우는 땅굴 파는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인데요, 북한에서 50년 동안 땅을 파고 들어왔으면... 지금 서울이 문제가 아니라 더 심하지 않을까요?
남: 아니죠.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중간에서 산소를 공급하고 배수 처리를 해야 해서 그렇게 무한정 파고 들어가지 못합니다.
남재준 후보는 여기까지 답하면서 손사레를 쳤다.
남재준 후보의 반박에 재반박을 하려던 김민찬 후보. 사회자의 제지로 이 흥미로운 '땅굴 문답'은 여기서 아쉽게 끝났지만 '제2의 허경영'을 기다리고 있던(?) 트위터의 반응은 뜨거웠다.
땅굴? 땅굴 하나로 3억을 태워? pic.twitter.com/v5Z9i182IN
— 2030년 코스모스 졸업 예정 (@Doomgabje1) April 24, 2017
북한이 서울 지하에 땅끄 몰고올 땅굴을 팔 기술이 있으면 당장 협약맺고 대심도철도 건설하자고 하면 당장 평화통일도 하겠네그려
— ????Jaeyoun Zerial Lim (@ZerialLim) April 24, 2017
남재준 후보도 땅굴지파 후보 앞에서는 합리적 보수가 되고 마는 것이다.
— Yong Lee (@vforveri) April 24, 2017
마이너리그 토론회 전반에 대한 트위터의 반응도 물론 뜨거웠다.
군소후보 토론회 요약
조원진 - 박사모
오영국 - 백수트
장성민 - 쑥떡! 쏵!
이재오 - 복면 안 챙겨옴
김선동 - 최루탄 안 챙겨옴
남재준 - 작은 뇌졸중을 몇 번 일으킴
이경희 - 그래서 통일이 답
윤홍식 - 양심맨
김민찬 - 땅굴맨
— 엘 까르데날 (@RobertGoren) April 24, 2017
답은 양심코리아이며 양심전술핵을 배치하면 양심통일 가능하며 이과정에서 양심땅굴을 찾아낼 수 있다.
— 역보(안남시민) (@yeokbo) April 24, 2017
뒤늦게 읽고 있는 트위터 타임라인이 "땅굴맨", "양심맨", "보라색 넥타이" 그리고 이들을 지켜보던 트친들의 "저 사람들도 재산 5억이 있는데 나는..."이라는 비통한 울부짖음으로 가득하다. 군소후보 토론회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 niemand (@cafeniemand) April 24, 2017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유튜브에서 토론회를 얼마든지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