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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양적완화에 대한 '비유로존' 4개국의 대응

ⓒShutterstock / Sebastian Duda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를 부양하려고 유로화를 풀기로 하자 자국 통화를 가진 동유럽 국가들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CB가 밝힌 대로 오는 9일부터 국채 매입을 통해 매달 600억 유로를 풀어내면 유로화를 쓰지 않는 유럽 국가들은 자국 통화 가치가 뛰어오를 것으로 우려한다. 자국 통화의 가치 상승, 즉 유로화가 떨어지면 서유럽 시장으로 수출이 어려워져 간신히 회복 조짐을 보인 경기가 주저앉을 수 있다. 동유럽 국가들은 최근 몇 년간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 금리를 미리 앞장서 인하했던 터라 금리를 더 낮춰 유동성을 공급할 여력도 거의 없는 상태다.

1. 폴란드 - 금리 인하하지만 '추가 인하 없다' 발표

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인 폴란드와 스위스는 ECB의 양적 완화에 금리를 낮춰 돈줄을 푸는 맞불 작전을 펴기 시작했다. 폴란드 중앙은행은 4일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1.5%로 0.5%포인트 낮췄다. 작년 10월에도 0.5% 포인트 금리를 낮춰 2%로 운용했던 폴란드는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를 발표하며 "금리 추가 인하는 없다"고 못박았다. 마레크 벨카 중앙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2017년까지 2.5% 이내로 잡힐 것으로 보는 만큼 금리를 더 내릴 여지가 없다"면서 "금리를 낮출 여력을 소진했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로 폴란드 통화인 즐로티는 유로당 4.1523즐로티로 전날보다 0.3% 상승했다.

2. 스위스 - 최저환율제 폐지, 마이너스 금리 추가 인하

스위스 중앙은행도 작년 말 0%인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25%로, 지난 1월에는 더 낮춰 마이너스 0.75%로 떨어뜨렸다.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가 아니라 보관료를 받겠다는 것으로 은행에 돈을 예치하지 말라는 뜻이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리기에 앞서 더 적극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스위스 프랑(CHC)의 최저환율제를 폐지, 유로화에 대한 CHC 가치를 방어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지 않아도 CHC 환율 방어를 위해 유로화를 매입해 보유 유로화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70%가량에 이르는 스위스 중앙은행으로서는 ECB의 양적완화로 유로화가 더 풀리면 항복 선언을 해야 할 처지였기 때문이라고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3. 체코 - 금리 인하 없지만 고정환율제로 환율 낙관

체코 중앙은행은 지난 2012년 11월 금리를 0.2% 포인트를 낮춰 사상 최저치인 0.05%로 운용하고 있어 금리를 더 떨어뜨릴 여지가 사실상 없는 상태다. 그러나 체코는 내년까지 유로당 27코루나를 지키려고 외환시장 개입도 불사하는 사실상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어 코루나 환율 상승 우려는 일단 없다. 체코 중앙은행의 이리 루스노크 이사는 ECB의 양적 완화를 두고 "유로화 사용국가의 체코 투자가 이어져 체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현재로선 환율 부분에서 압력을 없으며, 투자자들도 체코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한 각오를 잘 알고 있다"고 낙관했다.

4. 헝가리 - 추가 인하 가능성만

지난 2012년 9월부터 작년 8월까지 매달 약 0.25% 포인트씩 금리를 내려 2.1%로 운용 중인 헝가리는 실탄을 모두 소진한 형국이다. 헝가리는 선제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풍부해져 경제 성장을 일궈냈지만, 앞으로 유로화가 풀리면 환율이나 기준 금리 운용 등 거시 경제 운용이 꼬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헝가리 중앙은행 죄르지 머톨치 총재는 3월 물가 상승률을 보고 나서 금리 변동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최근 언급해 오는 24일 금리 결정 회의에서 일단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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