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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17일 12시 52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9월 17일 14시 12분 KST

디제이 조이가 '소통'하는 디제이라고?

디제이에게 있어 관객과의 소통이란, 플로어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그에 맞춘 음악을 선곡해 들려주는 것이다. 즉, 관객들과의 소통 능력이 좋다는 것은, 즉흥적인 선곡 능력과 순발력 있는 믹싱 능력이 좋다는 것을 말한다. 수천 개의 각기 다른 상황마다 딱 맞는 음악을 내놓을 정도로 디깅을 많이 한 사람, 그것을 좋은 기술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사람, 그게 '소통하는' 디제이다. 그런데 조이의 디제잉 중엔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없다. 미리 집에서 믹스를 짜오기 때문이다.

Mnet

엠넷의 디제이 서바이벌 프로그램 헤드라이너 2회에서, '핸드 싱크' 논란의 주인공 디제이 조이가 이런 말을 했다.

도리어 저는 묻고 싶어요. 저만큼 관객들하고 에너지 있게 소통하면서... 그 파트에서 봤을 때는 분명히 저보다 떨어질 걸요?

맥락을 풀어서 말하면, 자신이 테크닉 제로의 디제이인 것은 인정하지만, 대신에 관객들과 소통하는 능력만큼은 오히려 다른 디제이들보다 낫다는 뜻이다. 블라인드 테스트 때 디제이로서의 자질 논란이 일자 디제이의 진가는 기술이 아닌 소통이라고 뒤집어 반박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조이의 발언은 디제잉이 무엇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내놓은 무개념 발언이다. 조이는 도대체 디제잉이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

디제이에게 있어 관객과의 소통이란, 플로어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그에 맞춘 음악을 선곡해 들려주는 것이다. 즉, 관객들과의 소통 능력이 좋다는 것은, 즉흥적인 선곡 능력과 순발력 있는 믹싱 능력이 좋다는 것을 말한다. 수천 개의 각기 다른 상황마다 딱 맞는 음악을 내놓을 정도로 디깅을 많이 한 사람, 그것을 좋은 기술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사람, 그게 '소통하는' 디제이다.

소통하는 디제잉의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예전에 개인적으로 블로그에 연재했던 클럽의 역사에 관한 글 중에서 발췌했다. 1988년 미스테리 트립 레이브 파티 중에 있었던 일이다.

밤샘 파티가 끝날 아침 무렵, 사람들은 엑스터시가 아직 덜 깬 기분으로 숲속에서 꽃을 꺾어와 서로에게 선물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파티 장소였던 야외 승마장의 말들을 데리고 놀기도 했다. 평화롭고, 아름답고, 훈훈한 풍경이었다. '미스테리 트립'이란 파티 이름처럼 정말 '여행'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디제이 스티브 프록터는 그 장면을 음악 속에 담고 싶었다.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그가 트는 선곡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가 마지막 곡으로 튼 곡은 바비 맥퍼린의 'Don't Worry Be Happy'였다. 여유 있는 휘파람 소리와 긍정의 기운, 느릿한 그루브와 유머러스한 아카펠라 소리들, 이것들이 꽃과 동물들에 섞여 노는 젊은 관객들 위로 울려퍼졌다. 눈을 덜 깬 아침에 라디오를 통해 기분 좋은 노래를 듣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것도 몸이 자극될 정도의 큰 볼륨으로 말이다.

그런데 조이의 디제잉 중엔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없다. 미리 집에서 믹스를 짜오기 때문이다. 정해진 것들을 그대로 반복하는데 거기에 즉흥성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 이건 전형적인 '불통'의 디제잉이다. 조이가 소통을 운운하는 건 말도 안 된다. 자신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모르고 있는 초보 중의 초보 디제이다.

헤드라이너에 출전한 나머지 디제이들 중에도 미리 셋을 짜온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디제이 조이의 셋과 비교하면 자유도가 훨씬 높다. 왜냐면 다음 곡으로 무얼 틀지 '마음으로만' 정하고 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이는 아예 연결이 완성된 곡을 가지고 와서 재생 버튼만 누른다. 핸드 싱크 논란이 일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것은 '100% 불통'의 디제잉이다. 어디 그래놓고 '소통'을 운운하는가. 그래놓고 다른 디제이들보다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고 확신까지 하고 있으니, 아이고 머리야, 이런 디제이 처음 봤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