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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04일 11시 36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04일 14시 12분 KST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관련 우리 정부에 시급히 해명을 요구할 것들

소녀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과연 합의과정에서 그 철거를 일본에 약속했는가? 일본 내의 보도처럼 소녀상 철거가 일본정부가 출연하기로 한 10억 엔의 전제조건인가? 위안부 할머니를 비롯해 관련단체가 모두 그 철거를 완강히 반대하는 데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한겨레

일본군위안부에 관한 한일정부 간 합의내용이 발표된 지 일주일이 되었다.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시간이 갈수록 이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로 나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연말연시 이와 관련한 보도가 넘쳐났지만 현재까지 나온 것만으론 이번 합의의 성격이나 의미를 정확히 짚기는 어렵다. 아마도 연말연시라는 특수성 때문에 기자들이 제대로 기사를 쓰지 못한 게 원인일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연휴가 끝났다. 제대로 된 언론의 역할을 봐야 할 때가 왔다. 언론은 이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제대로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기사를 써야 한다. 언론사를 도와준다는 입장에서 이번 합의와 관련해 청와대와 외교당국에 시급히 해명을 요구할 사항을 여기에 정리한다.

1. 도대체 이번 합의가 국가 간 조약인가? 아니면 정치적 선언인가? 이것을 해명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이 간단한 문제가 양국이 합의한 지 일주일이 되도록 언론에서 제대로 보도가 안 된다는 것은 딱하고도 슬픈 일이다. 빨리 확인을 바란다!

2. 합의의 요지는, 일본 측이 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총리대신이 사죄와 반성을 표명하고 피해자 지원을 위해 재단을 설치하는 자금을 대는 약속을 착실히 이행하면,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된 것이며, 향후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양국이 비난과 비판을 자제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초하여 다음 사항이 해명되어야 할 것이다.

(1) 지난 20년 이상 국제사회(한국 정부 포함)는 일본군위안부를 전시 성노예로 규정하고 국제법상 강행법규에 위반되는 국제범죄로 인식해 왔다. 특히 윤병세 장관은 2014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한국과 중국, 동남아, 네덜란드 등의 피해국들과 일본 간 양자 문제만이 아니라 인류 보편적 인권문제이며 여전히 살아 있는 현재의 문제라고 했다. 우리 정부는 향후 이러한 입장을 국제사회에서 계속 견지해 나갈 것인가?

(2) 이제까지 한국과 중국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노력해 왔다. 이번 합의 후에도 정부는 이러한 노력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민간차원의 문제라고 책임을 회피하면서 그 등재노력을 사실상 포기할 것인가? 이번 합의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유네스코 등재를 보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이것이 사실인가?

(3) 소녀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과연 합의과정에서 그 철거를 일본에 약속했는가? 일본 내의 보도처럼 소녀상 철거가 일본정부가 출연하기로 한 10억 엔의 전제조건인가? 위안부 할머니를 비롯해 관련단체가 모두 그 철거를 완강히 반대하는 데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향후 민간영역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국제적 호소를 위해 소녀상을 국내외에 계속 설치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4) 이번 합의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일본에 대한 피해배상청구권에 영향을 끼치는가? 끼치지 않는다면 우리 정부는 이들 피해자들이 일본에 대해 배상을 요구할 때 이를 외교보호권 차원에서 지원할 용의가 있는가?

(5) 일본군위안부는 한일 역사교육에서 일제의 만행과 관련해 중요한 대목인데 이번 합의가 그런 교육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는가? 만일 일본 교과서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은폐할 때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할 것인가? 독도 문제처럼 외교적으로 항의할 것인가? 아니면 상호비난을 자제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입을 다물 것인가?

부탁하고 또 부탁하니 기자들은 빨리 청와대로, 외교부로 달려가, 위의 사항들을 확인하기 바란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