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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01일 06시 35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01일 14시 12분 KST

외통수에 걸린 청와대

연합뉴스

-일본군위안부 합의 어떤 경우라도 야당은 청와대를 압박할 수 있다-

나는 네 번에 걸쳐 이번 일본군위안부 합의의 법적 문제점을 점검했다. 이제 그 마지막 이야기를 해야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법적 쟁점을 정리하면 할수록 청와대가 빠져나갈 곳이 없다. 완전히 외통수에 걸린 것이다.

이야기를 쉽게 하기 위해 청와대에 이런 질문을 해본다고 하자. 그러면 청와대는 어떤 답을 내놓을 것이며, 그것에 대해 위안부 할머니, 지원단체 및 야당(이하에선 야당이라고만 함)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1. 이번 합의가 법적 기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인가?

이 질문에 청와대가 그렇다고 답한다면 야당은 당장 합의폐기를 요구할 수 있다. 어떻게 지난 24년간 위안부 할머니와 지원단체가 국제사회에 호소해 인정받은 전시 성노예 범죄에 단돈 10억엔을 받고 면죄부를 줄 수 있느냐 하면서 말이다.

정부 간의 정치적 선언이란 국민의 여론에 따라서는 뒤집을 수도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엔 이런 예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2. 이번 합의가 한일 양국을 법적으로 기속하는 조약인가?

청와대가 이번 합의가 조약은 아니지만 단순히 정치적 선언은 아니라고 답할 경우도 가정할 수 있다. 그것은 "비록 문서로 합의한 것은 아니지만 양국 대표가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합의한 것이니 법적 기속력이 있다"는 답이다.

만일 이렇게 답한다면 완전히 국제법적으로 틀린 답은 아니다. 왜냐 하면 조약이라는 명칭을 쓰지 않고, 더욱 문서로 합의하지 않았더라도 법적 기속력을 받을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가입한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 제3조도 그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청와대가 이런 반응을 보인다면 그 결과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첫째, 이 합의는 국민(위안부 할머니)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응당 조약으로 체결되어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편법을 써서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합의를 일본과 했으니 이는 헌법위반이다.

둘째, 정부는 이 헌법위반의 책임을 져야 한다. 적어도 외교통상부장관을 해임해야 하고 종국적으로 대통령은 탄핵대상을 면치 못할 것이다.



3. 마지막으로 살필 것은 이 문제가 2의 경우로 정리되는 경우 합의의 대외적 효력이다. 일본 정부나 우리 정부 모두 그 합의의 효력을 주장할 경우 야당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 무효주장은 문재인 대표 이야기대로 국회 동의를 안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이것은 우리 국내법 문제일 뿐 일본을 기속하지 않는다) 국제법적 원칙으로 가능하다. 바로 강행법규(jus cogens)의 법리다.

국제법엔 강행법규란 개념이 있다. 이것은 절대적 규범으로 이 규범 위반의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는다. 여기엔 조약 체결행위가 포함된다.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 제53조가 명문으로 이것을 규정하고 있다. 조약체결이 강행법규에 위반되면 무효라는 것이다.

전시 성노예 범죄는 국제법상 강행법규에 위반되는 대표적 국제범죄이다. 나아가 이 범죄의 역사적 사실을 은폐하거나 피해자 구제를 제한하는 국가 간 조약이나 합의는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이 합의를 반대하는 야당은 이번 합의가 무효라고 주장할 근거가 있는 것이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