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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29일 09시 22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5월 26일 21시 54분 KST

영화 '와일드'의 원작자가 말하는 '혼자 하는 여행'이 남긴 것

'와일드'는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을 맡은 영화다. 올해 아카데미 후보에도 올랐던 이 영화는 셰럴 스트레이드(Cheryl Strayed)란 여성이 지난 1995년 홀로 아메리카 대륙을 걸었던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이다. 당시 셰럴 스트레이드는 이혼 후 마음을 달래려 여행을 계획했다고 한다.

리즈 위더스푼은 인터뷰에서 "이번 배역처럼 어려웠던 역할은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배우가 이 정도면 실제 셰럴 스트레이드에게는 얼마나 힘든 여행이었을까? 2012년에 출간된 그녀의 회고록은 거의 3년 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셰럴은 허핑턴포스트UK와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여행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한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물론 저는 그때도 작가로 일하고 있었죠. 여행이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여행을 끝내고 나니, 새로운 시야를 갖게 된 거죠. 여행을 통해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았어요."

셰럴이 처음 태평양 연안의 도로를 걷기로 했을 때는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고 한다. "난 빈털털이였어요. 돈을 들이지 않고 무얼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등산 안내 책자를 봤죠. 여행은 그렇게 시작된 거예요."

혼자 여행을 하는 건 사실 매우 불편한 일이다. 셰럴 역시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나면 여행이 몸에 익숙해져요." 그녀는 이 불편함이 여행의 첫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자신이 싫어지죠. 그다음에는 환희를 경험해요. 그리고 다시 고독에 빠지죠. 결국 자신이 혼자라는 걸 완전히 받아들이게 돼요."

지금은 혼자 여행을 하는 사람도 혼자 여행을 하지 않는다. 가는 곳 마다, 먹는 음식마다 사진을 찍어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사람과 공유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셰럴은 "그래서 지금은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에서 고독을 경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 셰럴은 만약 자신이 지금 여행을 한다면 비슷한 행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보면 그때는 완전 석기시대였죠. 나 역시 누구와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방법은 전화뿐이었어요. 그래서 더 걸어가면 공중전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으로 며칠씩 걷곤 했어요." 어쩌면 아직 스마트폰과 페이스북이 나오지 않은 덕분에 셰럴은 책을 쓸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그녀도 동의했다. "만약 그때 페이스북이 있었다면, 나 또한 사진을 찍어 사람들과 소통했을 거예요. 그러니 정말 다행이죠. 그랬다면 지금의 회고록은 나오지 못했을 테니까."

리즈 위더스푼과 셰릴 스트레이드

셰럴의 책과 리즈 위더스푼의 영화에는 모두 적나라한 장면들이 묘사된다. 섹스를 하거나, 마약을 하는 행동들까지. 셰럴은 그때를 기억하면 이제는 그냥 웃는다고 말했다.

"글을 쓰는 사람의 임무는 사실을 전달하는 거죠. 책에 적힌 내용들을 역겹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일부분에 대해서는 부끄럽게 생각하죠. 아직은 내 아이들이 이 작품을 볼 나이가 아니에요. 언젠가는 보게 되겠죠. 모르겠어요. 오히려 엄마를 더 멋있게 볼 수도 있죠."

셰럴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일반 교서(미국 대통령이 매년 의회를 상대로 하는 국정 보고) 행사에도 참석했다. 그녀는 "꿈같은 순간이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설을 해달라고 부탁을 해서 갔죠. 그런데 그가 나를 직접 소개하는 거예요. 게다가 내 볼에 키스도 했어요! 돌아가신 어머니는 그의 팬이었는데, 내가 어머니를 대신한 것 같아 너무 기뻤죠."

그녀는 이 대목에서 잠깐 머뭇거렸다.

"하지만 로버트 레드포드를 만나는 것보다 독자들이 내게 다가와 내 책이 얼마나 자기들 삶에 큰 영향을 주었는지를 이야기할 때가 가장 기뻐요. 그런 기분은 값을 따질 수 없지요."

아래는 영화 '와일드'의 예고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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