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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01일 11시 40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2월 02일 14시 12분 KST

반기문 불출마는 보수의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뉴스1

'날로' 먹으려고 했는데 '비용 지불'이 발생할 것 같으니 잽싸게 접어버렸다. 최후까지 기름장어답다. 희생과 헌신이라는 것은 해본 적이 없는 암기형 고시를 통한 엘리트. '운의 힘'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 덕택에 여기까지 온 주제에 마치 자신의 능력 때문인 것으로 오만한 착각을 했다.

비록 본인의 주판알 튕기기의 결론으로 일찌감치 대선불출마 선언을 한 것이지만 한국 정치를 위해 잘한 결정이라고 본다.

책임감과 소명의식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지나가는 나그네' 같은 인간이 한국 보수를 대표하는 것은 한국보수의 비극이기도 하지만, 한국 정치의 비극이기도 하다.

위기가 곧 기회이다. 보수는 대선에서 이길 생각을 아예 버려야 한다. 그래서 '낡은 보수'를 타파하고, 오직 자신의 신념, 철학, 직관에 의지하며 '미래지향적 보수는 이래야 한다'라는 믿음에 근거한 과감한 행보를 해야 한다.

비록 이번 대선은 패배할지언정, 과거의 낡은 보수를 깨부수고, 미래보수의 맹아(萌芽)를 만들어낼 때, '좋은 보수'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좋은 보수'가 있어야만 '좋은 진보'도 있다. '나쁜 보수'만 활개 치게 되면 덩달아 '나쁜 진보'만 활개 치게 된다.

조선-동아-문화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들도 '반문 후보단일화' 같은 후진 훈수일 뿐만 아니라 성공가능성도 없는 단기주의적 정치공학 유혹일랑 때려치우고, 지난 10년 동안 이명박-박근혜를 빨아주던 자신들로 인해서 한국 보수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음을 '직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보수는 왜 이리도 처절하게 박살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을 주도해야 한다. 조선일보가 진정한 '보수의 1등 신문'이고자 한다면 그런 역할을 주도해야 한다.

'처절하게 깨져야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진리는 보수에게도, 진보에게도 모두 적용되는 진리이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