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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06일 12시 08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5월 06일 14시 12분 KST

히말라야에서 손편지·일기·독서... 언플러그드 여행이란 이런 것

히말라야 트레킹에서 발길이 몰리는 곳은 에베레스트와 안나푸르나 지역이다. 트레킹 전문여행사들이 개발한 상품이 다양해, 일정과 코스를 고르면 된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364m)는 고도가 높고 고산증 위험도 많아 초행자들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와 푼힐전망대를 다녀오는 코스를 선호한다. 두 곳 모두 산악인의 체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지리산·설악산을 다녀본 등반객이라면 누구나 약간만 준비하면 다녀올 수 있다.

언플러그드 여행기 <3> 히말라야에서 손편지·일기·독서... 언플러그드 여행이란 이런 것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도착했음을 알려주는 로지 어귀의 팻말. 4130m의 베이스캠프까지는 로지(산장)가 있어,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트레킹을 할 수 있지만, 이후부터는 눈밭에 직접 텐트를 설치하면서 산을 오르는 진짜 히말라야 등반을 해야 한다. 네팔/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대한항공이 네팔 카트만두까지 주 2회(화, 금) 직항편을 운항한다. 6시간30분이 걸리고,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는 국내선 이용해야 하는데 약 25분이 소요된다.

히말라야 트레킹에서 발길이 몰리는 곳은 에베레스트와 안나푸르나 지역이다. 트레킹 전문여행사들이 개발한 상품이 다양해, 일정과 코스를 고르면 된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364m)는 고도가 높고 고산증 위험도 많아 초행자들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와 푼힐전망대를 다녀오는 코스를 선호한다. 두 곳 모두 산악인의 체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지리산·설악산을 다녀본 등반객이라면 누구나 약간만 준비하면 다녀올 수 있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로의 트레킹은 대부분 11일짜리다. 네팔 카트만두와 인천공항의 직항노선인 대한항공편이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있는 걸 고려한 일정이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위해서는 국내선을 이용해 출발 기점이 되는 루클라로 이동해야 하는데, 텐진-힐러리공항으로 이름붙여진 루클라 공항은 해발 2850m의 높은 위치에 있는 공항이다. 산 속 기상상태에 따라 결항과 연착이 다반사이고, 이에 따라 트레킹 출발시점과 종료 시점이 하루이틀 연장되는 경우가 흔하다. 산비탈을 깎아 만든 짧은 활주로는 경사져 있고, 바로 앞이 낭떠러지다. 에베레스트 지역으로의 트레킹은 거리와 고소 적응기간 등을 감안해, 최소 15일을 필요로 한다. 에베레스트 지역의 로지는 고도가 높아 훨씬 춥지만, 야크 똥을 연료로 쓰는 난로가 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하면서는 마을마다 등짐을 지고 가는 노새떼를 흔하게 만나게 된다. 바퀴가 진입할 수 없는 산간 지역에서 노새는 인력과 더불어 물자를 운반하는 주요한 수단이다. 네팔/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히말라야 트레킹을 위해서는 현지 가이드와 포터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국내 전문여행사를 이용하면 트레킹 내내 조리팀이 동행하며 우리 입맛에 맞춤한 한식을 제공해준다. 이 경우엔 매끼니 한식으로 잘 먹으면서 다니기 때문에, 단독산행 때처럼 행동식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국내에서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포카라 등 네팔로 이동해, 현지의 여행사를 찾아 외국인이나 한국인들과 그룹을 이뤄 트레킹을 하는 방법도 있다. 두 사람이 한명의 가이드 겸 포터를 고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워낙 한국인 트레커들이 많이 찾아 한국말이 가능한 가이드가 많으니, 영어에 능숙하지 않아도 문제없다. 단독 여행을 할 경우 식사를 로지에서 현지식으로 해결하는 대신 좀더 자유로운 일정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대신 출발 전 여행자보험 가입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여정에서 만날 수 있는 로지(산장). 네팔/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로지의 방은 지극히 단순한 구조다. 침상 2개와 베개 2개가 전부다. 거울도, 달력도, 전기콘센트도 없다. 낮은 조도의 램프가 있지만, 너무 어두워 독서를 하는 등의 행위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나마 전기가 자주 끊어진다. 네팔/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로지에서는 잠자리 외에 각종 식사와 음료를 제공한다. 얼마나 고도가 높은가, 도로로부터 떨어져 있는가에 따라 지역별로 가격차이가 나지만, 한 구역 안에 있는 로지들간에는 가격이 같다. 네팔/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포터와 가이드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지리산 종주에 비하면 등짐도 가볍고 숙소도 편안하다. 서구인들이 오래전부터 많이 찾는 곳이라 화장실도 불편하지 않다. 불청객인 고산증세는 3000m 이상에서 나타나는데,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고산 증세로 시달리게 되는 사람들 중에는 체력을 과신하고 산에서 속도를 내는 사람들이 많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올라가는 게 최선이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필요하다. 두통약과 함께 심혈관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비아그라 등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가 고산 증세에 대한 처방으로 널리 통용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청바지에 스웨터를 입고 베이스캠프까지 다녀오는 경우도 많지만, 한국인들은 화려한 색상의 기능성 아웃도어 의류를 갖춰 입은 게 특징이다. 오랜 시간 걷기 때문에 기능성 의류는 요긴하다. 겉옷 못지않게 속옷을 등산용 기능성 제품으로 장만하면 쾌적하다.

로지는 트레킹에 최적화되어 있다. 소박하고 단순하지만, 트레킹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로지마다 숙박과 음식, 음료의 가격이 같게 책정되어 있어 여행자들이 흥정할 필요가 없다. 마을별로 로지의 가격과 서비스 정책을 정하는 마을위원회가 있어서, 주요한 결정이 내려지고 각 로지는 이를 따른다. 산 속으로 들어갈수록 숙소나 음식의 가격은 비싸지지만 한 지역에서 로지간 가격 차이는 없다.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묵으면 되는데, 예약이 없는 선착순이라 성수기에는 남보다 빨리 숙소에 도착해야 맘에 드는 곳에 들 수 있다. 성수기에 인파가 몰려 로지가 꽉 차면 다음 마을의 로지로 이동해야 하는데, 때에 따라서는 두세시간을 더 가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로지에서는 유료로 각종 전기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네팔의 나라꽃, 붉은 랄리구라스(영어명 로도덴드론). 4월이면 개화가 절정을 이룬다. 네팔/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안나푸르나 산간 마을의 주민들이 사는 모습은 1960년대 우리나라 농촌이나 산촌과 비슷하다. 헛간에서 소나 닭을 기르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난 병아리는 대부분 어미닭을 모르고 닭장 속에서 음식으로 길러지는 반면, 이곳에서는 어미닭과 병아리가 한 데 있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네팔/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어느 때 가느냐도 중요하다. 6월부터 9월까지는 우기라서 비수기이고 10~11월이 성수기다. 12~1월은 고산의 추위와 눈보라가 매섭지만, 눈 덮인 풍광을 만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3~4월엔 눈이 녹아 미끄러운 곳이 더러 있지만, 설산을 배경으로 붉은 꽃들이 아름답게 만발하는 계절이다. 나무도 붉은 꽃도 화려한 네팔의 국화인 랄리그라스(영어명 로도덴드론)는 3500m 이하 트레킹 루트 곳곳에 산재하지만, 4월의 푼힐 전망대 주변이 절정이다. 한겨울이라도 3000m 이하까지는 봄 날씨 속에서 걷는 곳이다.

 

네트워크에 항상 연결된 환경에서 히말라야 트레킹이 색다른 이유는, 바퀴와 전기 그리고 통신을 일시적으로 떠난 상태로 열흘 가까이 계속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산행에 필요한 각종 의류와 장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트레킹하는 동안 주어지는 시간에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계획이다. 모처럼 외부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게 히말라야 트레킹의 장점인 만큼, 홀로 있을 시간을 위한 뭔가를 각자가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여정을 기록하는 것도 여행에서 보고 느낀 것을 보존하는 방법이다. 공들여 사진을 찍거나, 일기 또는 여행기를 작성하는 게 일반적이다. SNS로 실시간 사연 공유가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로지에서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리며 편지를 쓴 뒤 마을에 내려와 부치는 것과 같은 시차 있는 소통방법도 가능하다. 오래 고민해온 문제나 자신만의 화두도 좋고, 히말라야 등반을 소재로 한 책들을 읽거나 가져가면 여정이 더 풍요로워진다.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 박범신의 <촐라체>, 존 크라카우어의 <희박한 공기 속으로> 등을 권한다. 히말라야 등반사에 관심을 가진 여행자는 포카라에 있는 국제산악박물관을 찾는 일정을 포함하면 좋다. 산악박물관에는 한국 코너도 마련돼 있다.

한 등반객이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가는 길에서, 풍경에 취해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네팔/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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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한겨레>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