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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16일 10시 42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2월 16일 14시 12분 KST

구글이 하루아침에 파산할 수 있다?

ASSOCIATED PRESS

 지난 1일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이 시가총액 5522억달러를 기록하며, 애플을 누르고 세계 1위 기업이 됐다. 검색기업으로 출발한 벤처기업이, 모바일·인공지능·로봇 분야에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성장을 거듭한 결과다. 디지털 산업의 선도자이면서 최고 수혜자가 된 구글의 행보는 당분간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구글이 하루아침에 파산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스개'가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대중화된 시점에서 예상치 못한 에러나 해킹으로 인해, 전세계 도로에서 동시다발 교통사고가 나면 보험료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장난 같은 시나리오다.

 우스개로 여겼던 얘기를 다시 보게 만드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 4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구글의 요청에 회신하면서 법규상 운전자 개념을 확대해, 사람이 아닌 자율주행차의 소프트웨어도 포함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도로교통안전국은 "구글이 설명하는 자동차 설계 맥락에서 볼 때 우리는 '운전자'가 '자율주행 시스템'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운전자 개념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의미 있는 결정이다.

 구글은 기존 완성차를 활용한 자율주행차와 별개로, 지난해 운전대와 액셀러레이터, 브레이크를 없애 자율주행 전용차량을 개발해 완벽한 주행 능력을 선보인 바 있다. 사람의 조작이 전혀 필요없는 이 차량은 장애인·노인 등 교통약자의 이동편의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구글은 홍보했다.

 이 차량은 운전능력 없는 사람을 싣고 운행할 수 있지만, 운전자가 없는 차량의 쓸모도 많다. 당장 도심에서 무인택시·무인배달차량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법규 개정이 필요하다. 1968년 제정된 도로교통국제협약(빈협약)은 "모든 차량에는 운전자가 있어야 하며 운전자는 필요한 조작을 위해 모든 상황에서 차량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글은 지난 몇년간 도로에서 '무인주행차'가 아닌 직원 두 명이 탑승한 상태로 '자율주행차'를 시범운행해왔다.

 구글 자율주행차량은 이제껏 300만㎞를 시범주행해오며 기술을 완성시켜가고 있다. 걸림돌이던 '운전자의 범위'에 사람 아닌 자율주행시스템이 포함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동시에 자율주행차 시대의 진짜 문제도 함께 던져진 셈이다. 자율주행차가 교통사고를 내면 누구의 책임인가? 사람만이 아닌 자율주행차의 주행시스템도 운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곧 책임도 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책임의 어디까지가 차에 탑승해 버튼을 누른 사람의 몫이고, 어디까지가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업체의 몫일까? 이는 기술의 완벽함으로 풀 수 없고 결국 사회적 합의로만 대처할 수 있다. 자동화시대에도 여전히 진짜 중요한 결정은 사람의 몫이다. 

* 이 글은 <한겨레>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