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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01일 11시 46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2월 01일 14시 12분 KST

'정보 우위'면 무조건 유리? 택시앱이 알려준 '새 과제'

한겨레

 최근 가족 모임에서 택시 탑승과 관련해 상반된 경험담이 화제에 올랐다. 70대의 부모님이 "얼마 전 시내에서 저녁 모임을 가진 뒤 택시를 잡는데 평소보다 훨씬 힘들었다. 빈 차들이 적지 않았는데, '예약'표시를 하고 지나치는 택시들이 많았다. 한참을 기다린 뒤에야 탑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40대의 딸은 반대였다. "며칠 전 스마트폰에 깔린 앱으로 택시를 불러서 타고왔다. 공연이 끝난 뒤라 택시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몇분 만에 금세 탑승했다. 전보다 훨씬 택시 잡기가 편리해졌다"고 말했다.

 택시에서 기사들과 카카오택시를 화제로 얘기를 주고받는데, 연령대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 60대 이상의 나이든 기사들은 "그런 게 나왔나본데 새로 배워야 하고 복잡해서 안 쓴다"는 반응이 많다. 젊은 기사들은 "하루 평균 10건 가까이 카카오택시 이용 손님을 태운다. 전보다 손님이 늘었다"라며 "함께 제공하는 내비게이션이 차량 주행방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그점은 고쳐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개선안까지 제시한다.

 정보화 서비스 활용 능력의 차이가 일상의 편의와 수입에 영향을 끼치는 풍경이다. 카카오택시와 같은 택시앱을 잘 활용하는 기사와 승객들 사이에서도 줄다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 앱으로 예약한 택시를 타고오던 중 기사가 "요즘엔 앱으로 예약한 승객이 목적지 도중에 하차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거짓으로 행선지를 입력하는 경우인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늦은 밤 택시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는 장거리가 아니면 택시앱을 이용하건 아니건 승차하기가 여전히 힘들다는 승객들의 불만도 많다. 택시앱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번화가에서 택시 잡는 방법이라며 단거리의 경우 행선지를 거짓 입력하거나, 처음부터 얼마 더 준다고 웃돈 제공을 입력하라는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택시앱을 이용하는 기사들이 선호하는 행선지의 고객을 골라 태워도 택시와 승객이 특정되지 않아 '승차 거부'가 성립하지 않는다.

 택시앱 이용 건수는 하루 평균 서울에서만 15만건, 전국적으로는 30만건에 이른다. 택시앱과 같은 정보화 서비스는 불필요한 기다림이나 손님 찾기와 같은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는 편리한 기술이지만, 이처럼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들을 드러낸다. 설계자가 서비스를 만들지만,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는 승객과 기사 등 관련된 주체들이 참여하는 대화를 통해 기술이 사용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방법을 찾는 게 필요하다. 

* 이 글은 <한겨레>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