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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05일 12시 09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8월 05일 14시 12분 KST

마크 저커버그, 아빠로서 그는 어떤 길을 갈까?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 주말 아내 프리실라 챈의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저커버그는 그동안 세번 유산하는 아픔을 겪었다면서 태어날 아이와 그 세대를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기쁨과 각오를 밝혔다. 160만개 넘는 '좋아요'와 10만개 넘는 댓글이 쏟아졌다.

디지털 환경은 부모 노릇과 보육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정보기술 환경에서 자라는 '디지털 원주민' 자녀를 아날로그 세대인 부모가 양육하는 일은 누구도 미리 가본 적도 없고 정답도 알지 못하는 힘든 길이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초음파 사진이 공유되면서 온라인 정체성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런 환경에서 나고 자란 아이에게 언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허용할지는 어려운 문제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만 24개월 이하 아이에게 어떤 종류이건 화면을 보여주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유모차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아이가 많다.

마크의 누나로 페이스북 초창기에 합류해 5년 동안 홍보와 마케팅 등 요직을 맡아왔던 랜디 저커버그는 임신을 계기로, 기술 애호가에서 스마트폰의 부작용을 역설하고 디지털 리터러시를 교육하는 일에 나서게 된다. 저커버그미디어란 회사를 세운 뒤 <닷 컴플리케이티드>라는 책과 그림책을 펴내, 소셜네트워킹 시대에 진짜 중요한 것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똑똑한 활용능력이라는 걸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의 테키(techie)에서 기술에 대해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태도를 크게 바꾼 것이다. 랜디의 회심 계기는 부모가 된다는 것이었다. 최신 기술이 가져다줄 기회와 장점에만 초점을 맞추고 달려왔는데, 부모가 되면서는 다른 걸 생각하게 됐다. 아이패드만 보면 달려드는 젖먹이 아들을 보면서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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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했던 누나가 부모가 되면서 느낀 것을 남동생도 경험하게 될지 궁금하다.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해 12월 페이스북 사용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내 아이들이 13살 이전에는 페이스북을 쓰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유난한 게 아니다. 스티브 잡스도 집에서 10대 세 자녀에게 아이패드를 사용하도록 허락하지 않았다는 게 뒤늦게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자녀들의 학업과 성장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만, 정작 부모는 자녀들이 빠져 지내는 디지털 세상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부족하다. 최신형 스마트폰을 사준 것으로 부모의 역할을 한 것으로 여기는 경우도 많다. 디지털에서 아이를 기른다는 것은 인류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어려운 과업을 최전선에서 각 부모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요구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