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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27일 12시 04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6월 27일 14시 12분 KST

구글 댄스

구글이 검색엔진 알고리즘을 '모바일 친화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혀, 전세계 누리집(홈페이지) 운영자들이 일시에 부산해졌다. 구글은 구글폭탄이나 검색 어뷰징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검색 알고리즘을 바꾸는데, 그때마다 검색 결과가 요동쳐 구글 댄스로 불려왔다. 인터넷업계는 이번 구글의 알고리즘 변경을 아마겟돈에 빗대 '모바일겟돈'으로 표현하고 있을 정도다. 인터넷으로 모든 게 이뤄지는 세상에서 검색 결과의 첫 페이지 노출이 갖는 중요성을 말해준다. 사물을 분류하고 서열 매기는 행위는 종교와 왕실의 전유물이었다가 근대 이후 선출된 권력과 지식인의 몫이 됐다. 이제는 검색업체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디드로는 <백과사전> 편찬을 통해 왕족과 귀족 등 특권층만 누리던 지식에 시민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 프랑스대혁명으로 가는 길을 닦았다. 당시 교황 클레멘스(클레멘트) 13세와 영국왕 조지 3세는 한목소리로 디드로를 비난했다. 루이 15세는 1759년 디드로의 출판을 정지시키고 그의 책 6000권을 압수했다.

지식의 민주화에 대해 왕족이 불쾌해한 것과 별개로, 신학자들은 다른 이유로 디드로를 비난했다. <백과사전>이 알파벳순으로 정리돼, 신의 질서를 천하게 만들었다는 게 이유였다. 신에 관한 내용이 첫머리에 오는 대신, 첫글자의 알파벳순으로 배열된다는 질서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분류하고 서열 매기는 행위는 세계를 파악하기 위한 인지행위이면서 질서를 부여하는 권력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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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을 '모바일 친화적'으로 바꾸겠다는 구글 공식블로그의 설명.

구글이 검색엔진 알고리즘을 '모바일 친화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혀, 전세계 누리집(홈페이지) 운영자들이 일시에 부산해졌다. 구글은 구글폭탄이나 검색 어뷰징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검색 알고리즘을 바꾸는데, 그때마다 검색 결과가 요동쳐 구글 댄스로 불려왔다. 인터넷업계는 이번 구글의 알고리즘 변경을 아마겟돈에 빗대 '모바일겟돈'으로 표현하고 있을 정도다. 인터넷으로 모든 게 이뤄지는 세상에서 검색 결과의 첫 페이지 노출이 갖는 중요성을 말해준다.

사물을 분류하고 서열 매기는 행위는 종교와 왕실의 전유물이었다가 근대 이후 선출된 권력과 지식인의 몫이 됐다. 이제는 검색업체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디지털 세상에선 새로운 방식의 분류가 이뤄진다는 것을 알아 모든 것을 인덱싱하고 결과를 서열화해 보여주면서 생겨난 권력이다. 검색업체의 알고리즘 변경에서 자유롭기 어려워졌다. 볼테르는 커다란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 말했다. 거대해진 검색권력이 효율화를 위해 행사하는 알고리즘 변경, 즉 분류와 서열화라는 권력행위를 해당 기업과 엔지니어에게만 맡기기에 그 영향은 너무 크다. 

* 이 글은 <한겨레>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