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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23일 09시 03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2월 23일 14시 12분 KST

'프로듀스 101' 그들을 응원하는 이유

Mnet

확실히 나는 재능보다 노력에 이끌린다. 프로듀스 101을 보면서, 김세정에게 심하게 버닝하고 있다. 그리고 최유정. 다음 김다니, 김청하, 김도연 등등. 세정이 눈에 들어온 것은, A팀에서 안무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잠깐 눈물을 보였을 때였다. 누군가는 A팀에서 내려갈 사람으로 지목하기도 했지만 세정은 당차게 남았다. 팀 배틀에서 소혜를 이끄는 모습도 좋았고, 아이러니를 부르는 세정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허스키한 음색이 좋았고, 언제나 웃으려 하는 태도에 반했다. 지옥에서도 언제나 즐겁게 달려가는 게 낫다. 열혈을 싫어하면서도, 열혈 만화에 내가 늘 끌리는 이유도 그것일 테고. 카라의 한승연도 열심히 하는 모습 때문에 좋아했고.

최유정을 보면, AKB48의 마에다 아츠코가 떠오른다. 내성적이면서도 무대에만 오르면 달라지는 소녀들. 마에다의 첫 오디션 영상을 보면 정말 우울해 보인다. AKB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았다는 그녀는 아키모토 야스시 프로듀서의 혜안으로 센터에 세워지면서 매력을 발휘한다. 타고난 존재만으로 시선을 끄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무엇을 끌어내기 위해 오랜 시간을 버티는 것. 어떤 계기로 만들어지는 무엇. 그리고 팀 배틀에서 굳이 센터를 피하는 유정을 보면서 참 끌렸다.

다들 열심히 한다. 모든 사회가 그렇지만 경쟁이다. 결국은 누군가 성공하고, 누군가는 다시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쟁은 나쁜 것이 아니다. 경쟁 없는 조직이 얼마나 쉽게 부패하고 한가해지는지 봤고, 경쟁 없는 개인이 퇴보하는 것도 많이 봤다. 모두가 공평하고, 모두가 승리하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경쟁을 없애는 것보다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경쟁의 룰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악마의 편집이니 차별이니 해도, 이런 정도면 오히려 우리가 사는 사회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것 아닐까?

시스템을 욕하는 것은 쉽다. 그것을 절대적 악으로 돌리면 더욱 편하다. 프로듀스 101과 기획사의 계약이 절대적으로 공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 안에 있는 이들의 열정과 노력을 폄하할 이유는 전혀 없다. 재능이 많아 시스템 바깥에서 충분히 살아갈 누군가와 달리 대부분은 그 시스템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건 자신의 일상을 지탱해야만 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오늘도, 그녀들에게 투표한다. 그리고 응원한다.